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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목 Jul 18. 2022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드라마로 보는 자폐 스펙트럼

출처: ENA채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 뉴스1


장애 혹은 장애인이 전면에 드러나는 미디어에는,  그대로 초미 관심이 집중된다. 장애를 왜곡하는  아닌지, 일반화하는  아닌지 혹은 장애인의 불편에만 집중해 불쌍 모드로만 그려내는  아닌지, 같은.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동안 봐온 미디어  장애인은 대부분이 그런 대상화였으니.



그래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역시 그런 우려가 되지 않는 건 아니다. 자폐인이 변호사가 된다, 는 설정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불가능에 가까운 일임에도 혹여라도 자폐인은 그렇게 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갖는 일반인들이 있을까 봐. 자폐 스펙트럼에는 천재성을 보이는 서번트 증후군이 있지만 극소수이고 이들이 타인을 변호할 만큼 사회성을 보이는 건 또 그 안에서도 극소수일 테니 불가능에 가깝다 할 수 있다. 많은 수의 발달장애인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영우도 자신의 입으로 자신의 다름을 상대방에게 알려주면서 자주 '스펙트럼'을 강조한다. 3화에서 자폐인을 변호하는 상황에서 '너도 자폐인이니까 나보다 낫지 않느냐'라는 정 변호사의 대사로 이런 상태를 좀 더 부연하는데, 다름이 아니라 백 명의 자폐인이 있으면 백한 가지의 특성이 나타난다, 라는 말처럼 모두 똑같지 않으며 장애의 특성은 다양하다는 친절한 설명을 자연스럽게 해주고 있어 울컥했다.



또, 칼럼에 비슷한 내용으로 쓰기도 했던 '장애 정체성'에 대한 부분 역시 영우의 심경을 통해 작위적이지 않게 보여 주는데 또 한 번 심쿵 했다. 혹시 작가 본인이 같은 입장이 아니라면 주변에 장애인이 있나 싶을 정도로 세심하다.


"제가 변호사 우영우로서 일하고 있을 때도 사람들 눈에 저는 그냥 자폐인 우영우인 것 같습니다. 자폐인 우영우는 깍두기입니다. 같은 편하면 져요."


자폐인이 자폐인을 변호하면서 겪는 편견에 휘둘려 결국 스스로의 한계점을 인식하고 퇴사를 결심하는 영우의 심정이 내가 사회복지사로서 맞닥뜨리는 정체성과 너무 닮았다. 사람들에겐 변호사 우영우가 아닌 자폐인 우영우처럼 사회복지사 두목이 아닌 휠체어 장애인 두목으로 비치는 일들. 능력이나 역량 앞에 드러나는 신체적 다름'만' 보이는 일들을 짚어 냈다. 그래서 너무 고맙다.


그럼에도 장애가 특혜나 수혜의 도구가 되는 현실도 잊지 않는다. 얄미운 권모술수 권 변호사를 통해 무단결근이나 사건 배당 같은 일들에 장애가 있다고 당연히 주어지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는 점을 짚어 내기도 한다. 다만, 법정이나 직장에서 무조건적 감경 사유나 특혜 같은 일이 현재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건 아닌지 조금 우려스럽긴 하다.



한편 장애인이 겪는 불편한 , 보통은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관점을 짚어낼 거였다면 좀 더 문제를 해결하는 쪽이었다면 어땠을까? 예를 들면 장점은 1개지만 단점은 3개인 회전문이 미관상의 이유로 유지되는 것보다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있는 자동문으로 교체되는  어떨까.  앞에서 리듬을 맞추며 왈츠를 추게  것이 아니라.



아무튼 영우의 입장이 특혜가 아닌 장애고려하는 배려라면  변호사가 못마땅해 하는 공정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어찌 보면 자폐 변호사의 로펌 생존기라기보단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남기 위한 분투기가 아닐까. 다음 이야기가 기대된다.



#이상한변호사우영우 #자폐스펙트럼 #넷플릭스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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