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에 어울리는 재료 모으기
읽고 씁니다.
어디서든 책을 필 자세, 독서 근육을 키우자부끄럽지만 아침 일어나 화잠실에서 없던 집중력이 폭발한다. 주말 오전 늦잠 자는 새벽녘에 홀로 일어나 읽는 책은 묘한 쾌감을 준다. 남들 자는 시간에 뭔가를 하고 있다는 은근한 우월의식이 자꾸만 그 시간에 책장을 넘기게 하게 된다. 언제 책이 잘 넘어가나 찾아보는 건 어떨까?
시간, 장소, 제약에 따라 달라진다.
다들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들 한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세상에 재미있는 게 얼마나 많은가? 책을 읽는다는 일은 따지면 가성비 떨어지는 취미일지도 모른다. 누구나 책을 읽어야 할 필요성은 알고 있지만 실천하기 쉽지만은 않다. 그래서 언제 어디서나 책을 쪼개 읽을 수 있고, 집중력이 폭발하는 독서 근육을 만들어야 한다.
시간이 없어서 책을 못 읽는다고? 아니다, 의외로 시간을 쪼개면 읽을 시간이 널렸다. 출퇴근 시간 지하철, 자기 전 30분 침대 위에서, 이동시간 틈틈이, 특히 화장실에서 볼일 보는 순간 등등. 묻고 따지지 않고 읽다 보면 얇은 책 한 권을 읽을 수 있다. 그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독서는 또 다른 독서로 이어지고 도미노처럼 연쇄작용이 일어난다.
나는 독서에 취미가 없었다. 오히려 집에 백과사전이며 고전, 위인전을 사다 놓아도 장식용일 뿐 쳐다보지도 않았다. 특이하게도 성인이 되면서 읽어간 케이스다. 대학에서 잉여 시간이 늘어나면서 도서관을 자주 들락날락했다. 그때 다양한 종류의 책을 접했다. 꼭 시험 때면 재미있을 책을 발견한다. 책이 사람을 끌어들이는 불가항력을 발휘하는 것만 같다. 결국 시험은 망했지만 재료는 모을 수 있었다.
그리고 첫 직장에 들어가서 긴 출퇴근 시간의 공간을 독서로 채워나갔다. 그때 읽었던 소설은 아직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몸과 마음이 힘들었던 때라 그랬을 거다. 한 시간 반 넘게 직장까지 다니다 보면 정말 지친다. 많이 읽는 선배에게 도서를 추천받기도 했고, 내가 읽고 친구에게 추천해주기도 했다. 무료한 직장 생활에 숨통이 트이는 시간이었다. 독서를 통해 다른 세상을 경험했고, 훗날 글쓰기의 재료를 차곡차곡 모아갔다.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 스티븐 킹은 "많이 읽고, 많이 써라"라고 했다. 좋은 글을 위한 재료 모으기에 독서는 필수다. 독서는 글의 밑거름이 되어주었다. 책은 타인자본을 이용한 자기 자본 이익률 상승효과인 '레버리지'가 높은 일이다. 지렛대 원리하고도 하는데 오늘 투자한 시간으로 훗날 더 효과적인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효과는 무조건 보장한다.
오늘도 읽기 위해 시간을 쪼개는 중이다. 쪼갠 시간을 활용하는 능력은 당신의 재능이 된다. 덮어놓고 읽어보자, 후회 없는 시간으로 돌아올 거라 확신한다.
나만의 책 읽기 노하우
괴발새발 발도 손도 그려보는 패기1. 소설 읽기
이름과 성 모두를 기억해야 한다. 종종 일본, 영미 소설을 주인공을 성으로 불렀다가 이름으로 바꿔 부르기도 한다. 한 번 헷갈리기 시작하면 인물 관계, 스토리 파악에 힘들다. 등장인물이 많다면 가계도를 그려 한눈에 파악하도록 정리하면서 읽는다. 완독의 가능성이 큰 장르다. 대부분 마지막에 반전, 범인, 핵심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수상한 부분은 단어로 메모해 보자. 일종의 반전이나 후반부 결말의 떡밥일지도 모른다. 복선을 염두하면서 상상하는 맛도 소설의 묘미다.
2. 에세이, 시, 만화 읽기
차례대로 읽을 필요도 끝까지 읽을 필요도 없는 가장 편안한 읽기다. '각 잡고 읽어볼까?'라는 일 없이 내키는 대로 원하는 부분부터 읽어 가다 보면 떠오르는 심상과 느낌이 또 다른 창작의 재료가 될 수 있다. 남은 어떤 분야에 관심 있나 다양한 에세이를 읽어보길 추천한다. 언어의 정수 시를 통해 문학의 진정한 즐거움을 얻고, 때로는 만화나 그래픽 노블로 머리를 시켜보는 일도 어떨까.
3. 경영경제, 자기계발서 읽기
정보성 읽기, 즉 실용문은 신속, 정확 빠르게 이해하고자 읽는 거다. 제목, 목차, 소제목, 서문 위주로 한 번 훑어보고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부터 읽는다. 어떨 때는 목차만 봐도 어떤 내용으로 전개될지 원하는 정보를 대충 파악할 수 있다. 중요한 부분은 체크하고, 자신의 생각을 덧붙여 적어보면 도움이 된다. 책을 깨끗이 읽는 사람은 따로 메모장에 써보길 권장하고, 책에 직접 적고 싶은 사람은 가감 없이 자기 생각을 덧붙여보길 바란다. 읽다가 더 필요한 부분이 생긴다면 다음 챕터로 넘어가는 깊이 있는 독서가 된다. 나비의 날갯짓 커진 독서파장, 유사 도서 탐독으로 책 속에 빠질 수 있다.
4. 인문사회, 과학서 읽기
정보성 읽기의 확장판이다. 심화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인덱스를 붙여 표시하거나 중요한 부분은 가감 없이 밑줄 긋기를 권장한다. 저자의 생각과 다르거나 첨부할 정보, 참고할 사항을 손수 적어본다. 책을 함부로 대하면 대할수록 독서 근육은 단단해진다. 인문사회, 철학, 과학책은 한 번 읽어서 이해되지 않을 때가 많다. 사람은 눈으로만 읽으면 금세 잊어버린다. 손으로 한 번 더 체크하면서 읽으면 훗날 기억에 조금 더 남아 있다
나는 집중력이 좋지 않다. 그래서 한 번에 여러 책을 돌려 읽는다. 가끔 뭐 하는 거냐고 그래서 무슨 책을 읽겠냐고 핀잔도 자주 들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자신만의 습관이 있다면 고수하길 바란다.
독서에 취미를 붙이지 못하는 대부분은 읽던 책을 다 읽어야 다음 책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고정관념 때문이다. 이동진 평론가는《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에서 완독의 고정관념을 버리라고 말했다.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부담감에 아예 책을 잡지 못하거나 재미없는 책을 붙들고만 있는 그래서 책과 멀어지는 불상사가 벌어진다.
이 부분에서 질문이 이어진다. 정말 많이 들어왔다. 여러 책을 동시에 읽으면 내용이 헷갈리지 않느냐고 말이다. 자, 생각해 보자. 아침 드라마를 보다가 출근길에 미드를 봤고, 퇴근 후에 영화 한 편을 본다. 세 콘텐츠의 이야기가 뒤섞이는가? 보는 콘텐츠마다 스위치 전환이 자동으로 가능한 인류가 현대인이다. 책도 마찬가지다. 한 권의 책을 읽을 때 드는 지루함을 없애기 위해 같은 장르를 읽지 않는다. 이 책의 지루함에서 저 책의 재미로 옮겨가고, 이번 책의 흥미가 다른 책의 깊이감과 맞물린다. 가히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다. 유관 도서를 탐독하는 정적인 취미활동이며 혼자서도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나만의 세상일 펼쳐진다.
스마트폰으로 뭐든지 가능한 세상에 여전히 책은 중요하다. 그 이유는 장르를 떠나 삶을 살아가는 힌트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쩌면 그 힌트를 평생에 걸쳐 찾아야 하는 고단함을 가진 존재다. 태어났기에 삶이란 긴 마라톤을 완주해야 한다. 완주하기 위해 여러 도움을 받아야만 한다. 물도 찾아야 하고, 여기저기 숨겨 놓은 보물을 찾아만 한다. 책 읽기는 글쓰기의 최우선이자 최전선이다. 많이 읽는 만큼 잘 쓸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 막힘없는 윤활유, 꺼지지 않을 연료를 모으는 작업이다. 읽기를 두려워도 게을리하지도 말자.
서평 쓰기의 달인이 되어보자
얼마 전에 "혹시 기계세요?"라는 말을 들었다. 글도 자주 쓰다 보면 분야별로 틀이 만들어진다. 틀안에 책장르에 따라 끼워 넣으면된다. 어떻게 만드냐고? 서평, 영화 리뷰, 블로그 기사 별로 많이 쓰다보면 자신만의 틀이 생긴다. 2013년도부터 혼자 읽는 것을 떠나 출판사 서평단을 시작했다. 출판사는 자사책 홍보를 위해 일정 인원의 서평 인원을 뽑아 서평단을 운영한다.
일정기간 동안 책을 주고 서평을 작성하면 된다. 특별한 형식은 없지만 되도록 마음에 들지 않고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잠시 접어두고 장점을 최대한 부각한다.
이도 어렵다면 주제나 소재를 하나 끌어내어 자신의 생각을 곁들이거나 인상 깊었던 구절, 챕터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방법도 있다. 형식은 자유도 마음껏 필력을 펼치면 된다. 운이 좋으면 온라인 서점에서 잘 쓴 서평이라고 포인트도 준다. 꿩 먹고 알 먹고 도랑 치고 가재잡고다. 당신의 역량을 드러낼수록 좋다.
진정성 있는 글이 중요하지만 이미지 시대 사진은 필수다. 때문에 인스타그램 계정을 갖고 있다면 환영이다. 예쁘고 멋있는 책 사진은 일단 관심을 유도하고 내용을 궁금하게 하니까. 흥미를 유발하는 제목이나 카피를 전면에 내세워도 좋다. 출판사 서평단이라 작가와 출판사, 독자를 연결하는 징검다리다. 책을 향한 애정을 숨길 수 없다면, 내가 좋아하는 작가나 출판사에 관심이 있다면, 책을 통해 독서 근육을 키우고 글쓰기 역량도 늘리고 싶다면 주저 없이 서평단을 지원해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