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로 찍은 작은 쉼표

by 두니


'빨리빨리'

'쉽게 쉽게'를 향해

달려왔던 지난 몇 년의 핑계.


내 삶의 유일한 사치였던

일상의 한쪽 Coffee.

그마저

샵에서 쉽게 마주했고,

몸을 움직이는 것 조차 귀찮은 날엔

봉지 속 알커피로

대충 넘기곤 했다.


나의 유일한 마실 것.

Coffee를 향한 진심.


Green Bean을 고르고,

온 집안 가득 흩날던

커피 향과 껍질 먼지를

귀찮음보다 즐거움이 앞섰던 순간.


City,

혹은 Full City 정도의

Roasting을 고집하던 고집스러운 취향.


커피 향이 가득한 식탁에 앉아

서툰 손길로 Coffee를 내리기까지

그 일련의 느릿느릿한 과정들.


낡은 턴테이블 위를 흐르는

지직거리는 음악과

그 사이에 놓인

조용한 음미.


그 사치의 시간을

조금은 허세 섞인 마음으로도

기꺼이 사랑했던

예전의 내가

문득 그리워졌다.


그래서 오늘은

과거의 그 시간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간절함이

천천히 가득 차올랐다.


느린 커피,

느린 시간,

고집스러운 취향,

그리고

그보다 더 절실한

느린 숨.


오늘 아침,

작은 쉼표 하나와 마주앉은

나는

그 시간 속으로

조용히 돌아왔다.


Coffee와 작은 쉼표.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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