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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oookong Apr 17. 2018

전광영 개인전

WORKS 1975-2018 _ PKM Gallery 


한국의 대표적 미술가 전광영 화백의 개인전이라고 하는데, 부끄럽게도 나는 이번 전시 관람을 통해 알게되었다. 갤러리 본관에 들어서자마자 마치 관객에게 수수께끼를 내는듯한 작품은 한지로 포장된 수많은 삼각형의 입체들이 분리된 듯 연결되어 하나의 형상을 만들어내고 있었는데, 특히 프레임없이 밖으로 비져나온 오브제들이 인상적이었다. 어떻게 보면 낡고 닳아 모습이 만들어진 돌더미들 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바다 저 아래서 숨쉬고 있는 산호들같아 보였다. 작품 설명을 읽어보니 '집합(aggregation)' 즉, 한국 사회의 개인과 집단이 경험한 무수한 시공간 속에 해체된 이야기들을 동양 특유의 '포용'이란 사고로 결집시켜놓은 총체라고 한다. 



표현은 전혀 다르지만 어쩐지 정서가 같게 느껴지는 작품, 서도호 작가의 '집 속의 집(Home with in home, leeum, 2012)'이 떠올랐다. 같은 시대를 살면서 함께 겪고 경험하는 무수한 시간과 공간과 관계들 사이에서 제각각은 닮아있지만 분리되어 있고, 무리지어질 때 새로운 형태로 하나가 되어지는 삶. 전광영 작가가 표현하는 '결국 아름다움'은 서도호 작가가 표현한 '결국 편안함'과 결이 이어졌다고 할까? 드는 생각일 뿐이지만..

그리고 결정적으로 전광영 작가의 작품을 보며 서도호 작가가 오버랩되었던 건 '집요함'이 컸다. 객체들과 소재들, 선과 면과 그것들의 합체들이 집요한 탐구와 예술적 승화가 없었다면 그 감동이 전해지지 않았을 것이 분명하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광영 작가의 초기 작업인 70년대 추상평면회화 작업부터 작가의 독창성이 돋보이는 한지 입체 회화 신작까지 전시되어 있다. 특히 다양한 색상으로 화려하게 천연 염색한 한지 오브제 조각 회화가 주를 이루는데, 사이 사이 초기작인 색면추상 회화 작품들은 시절이 한참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작품들과 짝을 이룬 듯 시각적 아름다움을 극대화 시키고 있다. 산책삼아 지나간 길에서 만난 벅찬 감동이 있었다.



April 6 - June 5, 2018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 02 734 9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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