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끼리 바다로, 서로를 안아준 시간

<도망이 아닌>

by 이두래


엄마들끼리 바다로, 서로를 안아준 시간




비록 난 도망이 이유였지만

세부에서 만난 엄마들에겐

공통점이 있었다.


아이와 한 달이라는 시간을 보내러 왔다는 것.

낯선 환경 속에서 아이를 오롯이 지키는 건

보통 이상의 용기가 필요하다.

우린 서로를 대견해했다.


그런 의미에서

그중 하루는

엄마들끼리만 바다에 갔다.


굳이

수경을 끼고 개헤엄을 쳤다.

손과 발을 바둥바둥 거리며

앞으로 전진하면 박수쳤고



어쩌다 머리를 물속에

집어넣기까지 하면 환호했다.

그렇게 서로를 칭찬하며 안아줬다.



언제 우리가 이렇게 여유로웠던가.

한국에선 아이들 챙기느라

바다를 보러 가도


아이만 보고 있지 않았는가!


그런 날들을 회상하며

일동 슬픔에 잠기기도 했다.


엄마들도 쉬어야 한다.

쉬어야 다시 일어나는 거다.

라며, 잠깐의 쉴틈도 없이

아이처럼 바다를 만끽했다.



비치의 바에서

무알코올 칵테일도 한 잔씩 주문해 마셨다.


숙소로 돌아가기 전

우리는 바 직원에게 물었다.


왜 알코올이 들어간 칵테일은 팔지 않느냐고.

취하고 싶었는데 아쉽다고 했다.


직원이 말했다.


스트롱 맘?
와이?



우린 알코올이 들어간 칵테일을

주문했고, 마셨던 것.



다들 웃음을 꾸-욱 참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러 의미에서 강한 건 맞다.

그렇고말고.


뜨거운 햇빛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약간의 바람을 맞으며

걷는 길이 아직도 생생하다.



#작가노트

장마 시작, 여름입니다.
방학도 슬금슬금 다가옵니다.
그래도 또 해낼 겁니다.

지치면 눕고,
힘들면 쓰고,
잘 몰라도 살아보는 여름이니까요.

스트롱 맘.

와이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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