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 단서 (Critical Clue)
마음 표현하기
환자(대상자; 내담자)를 면담할 때, 많은 병력 중에 주 증상(Chief Complain)을 파악하여 명시하는 것이 있다. C.C(Chief Complain)라고 약칭하는 주 증상은 환자의 진단과 회복 여부를 확인하는데 중요한 정보이다.
신체적 질병뿐만 아니라 정신심리상담, 일상의 대화에서도 결정적 단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데, 영어 단어약어로 표현하면 동일하게 C.C(Critical Clue)이다.
마치 탐정처럼 내담자가 진술하는 내용에서 결정적 단서(Critical Clue)를 잘 찾아 문제의 원인, 관련 요인, 숨겨진 의도, 해결 방향, 이상향, 궁극적 목표 등을 의미 있게 다루는 것이다.
결정적 단서(Critical Clue)를 찾는 몇 가지 구체적인 방법은 이러하다.
첫째, 내담자가 반복해서 사용하는 단어를 감지한다.
대화할 때 습관적인 말투도 있지만, 유독 자주 사용하는 단어가 있다면 그 단어에 내포된 의미를 탐색한다. 언어는 오랜 시간 축척된 그 사람만의 표현 문화이며, 성품과 교육 수준, 관심사 등을 엿볼 수 있는 단서이다.
둘째, 내담자가 스스로 증상과 정보를 충분히 표현할 수 있는 대화 상황을 만든다.
상담사가 깊은 공감적 표정과 태도를 보임으로써 ‘내가 믿고 이야기를 해도 되겠구나.’, ‘이 선생님은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시는구나!’, ‘내 뜻을 잘 이해하시는구나!’ 등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경청한다. 그럴 때 애써 문제의 결정적 단서를 찾아내려고 하지 않아도 자동문이 열리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구체적이고, 본질적인 내용들이 하나씩 드러나게 된다.
셋째, 혼잣말처럼 흘려 지나가는 단어에도 민감하게 귀를 기울인다.
내담자가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때도 있지만, 심신의 지치고 표현력이 부족하여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듯 말할 때도 결정적 단서(Critical Clue)가 있을 수 있다.
내담자는 현재의 문제와는 관련이 없다고 생각해서 자세하게 이야기하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때 전문가의 관점으로 연관성이 있는 것을 포착하려면 집중해서 민감하게 듣는 훈련이 잘 되어 있어야 한다.
넷째, 간혹 시적인 표현처럼 추상화된 단어들이나, 함축적 표현도 의미를 파악한다.
어떤 내담자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하지 않고, 시적 표현이나 유행가 가사에 빗대어 마음을 표현하기도 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제삼자 관점으로 이야기한다. 이때 상담자의 풍부한 인문학적 배경도 도움이 될 수 있고, 또래들의 은어나 축약어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리고 내담자의 은유적 표현들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느낌이나 생각을 말해달라는 요청을 하여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다섯째, 면담 종결의사를 확인하고 대화를 마무리한다.
내담자의 성향에 따라 다르지만, 어느 내담자는 면담 초반에 결정적 단서를 노출하는 때도 있고, 어느 내담자는 면담을 다 마쳤다고 생각하는 시점에서야 ‘근데... 저기요….’, ‘사실은 말이에요….’, ‘솔직히 말하면….’이라고 덧붙이듯 말할 때 뒤늦게 표현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내담자와 면담을 종결할 때는 꼭 ‘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십니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충분히 말씀하셨습니까?’, ‘면담을 마무리해도 좋을까요?’, 등의 상호 간의 충분한 면담 종결 의사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위에서 말한 몇 가지 방법을 유념하고 면담한다면, 결정적 단서를 더욱 쉽게 파악하여 효과적인 면담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면담의 기술은 사례별로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반영되는 것이기 때문에 상담자의 풍부한 경험과 구조화된 질문 방법은 미리 충분히 알고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