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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런두런 Sep 27. 2023

좋은 질문하기

마음 이해하기 편

폴 J. 마이어의 ‘성공을 유산으로 남기는 법’

(원제 Unlocking Your Legacy)에서 눈에 띄는 질문형 문장을 보았다.

깊은 우울증과 원인 모를 출혈로 입원 중인 한 청년에게 멘토 같은 한 어른이 진지하게 질문하는 장면이었다. 다음은 책의 일부 내용이다.      


자네가 기쁘게 해 주어야만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자네는 진정 무엇이 하고 싶나?”  

   

그는 돌연 어린애처럼 울음을 터뜨리며

 “난 늘 농부가 되고 싶었어요.”

그는 자신이 늘 열망해 온 것을 추구하는 대신에 원치도 않는 삶을 살아가며, 매일 자기 삶을 부정하고 학대하는 악몽 같은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는 물 밖에 나온 물고기 같았다.     


위 질문은 ‘자네가 진정 원하는 일은 무엇인가?’라는 의미와 비슷한데, 조목조목 살펴보면 짧은 한 문장이지만 핵심적인 요소들이 포함된 좋은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첫째, ‘자네가’라는 주어는 대화의 주체를 분명하게 한다.

두리뭉실 분위기에 휩싸이지 않고, 상대에게 집중해서 질문과 직면하게 확인시키고 있다.  

    

둘째, ‘기쁘게 해 주어야만 하는’ 이 어구는 말을 건 사람이 이미 상대방의 기질, 상황을 이해하고 있다는 공감을 전달한 것이다.

‘너는 누군가에게 기쁨을 주길 원하는 사람이지’라는 이타적인 그의 성품을 알고 있으며, 마음의 장벽을 허물고 너의 참 마음을 표현해도 안전하다는 메시지도 전달된다.  

   

셋째, ‘진정’이라는 부사는 한 문장의 질문의 밀도를 높인다.

지나가는 많은 이야기 중의 하나가 아닌 핵심 중의 핵심이라는 질문의 무게감을 충분히 전달한다.     


넷째, ‘아무도 없다면’ 이 부분에서 필자는 전폭적인 지지감을 받았다.

너의 욕구를 절제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고, 무엇이든지 네가 원하는 대로 말할 수 있으니 어디 한번 이야기해 보라는 두 번째 안전장치와 같은 표현이다.     


다섯째, ‘무엇을 하고 싶나?’에서는 행동으로 추진할 동력을 주는 표현이다.

막연한 희망, 바람만 넋두리처럼 나누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 실현 방법까지 이야기를 이끄는 것이다.     

 

한 문장의 질문이라도 위와 같이 잘 빚어진 좋은 질문을 통해, 우리들의 대화가 개방적, 수용적, 실천적, 희망적인 방향으로 전환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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