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 설레다

등산

by 시인 손락천

숲 향기는 늘 푸르지만

비 내린 이틀 뒤가 제일 푸르다


자박한 걸음에

찰박하게 녹은 솔내


마른바람에 마른 솔내도 좋지만

젖어오니 이토록 좋다


버거운 디딤에 꺾인 무릎

헉헉 타오른 얼굴


숱한 날들이 헤지어

엎어져도 좋다 엎어져서 더 좋다


- 손락천 시집 [꽃비]에서




아무리 얕아도 험하지 않은 산은 없다.

등줄기에 흐르는 험난함이 헉헉 찬 숨결마다 '너 겸손하라'고 다그친다.

잊지 말자.

힘겹게 오르는 이 버거운 호흡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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