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리

시를 쓰다

by 시인 손락천

여기 야위어

단 위의 국화처럼

하얗게 바랜 사람


인연의 그늘은 전부의 그늘이어서

걷힌 자리

달빛마저 따갑고


감은 눈에도 선명한 모습

울컥 삼키고

설움 섰다


- 손락천 시집 [꽃비]에서




하나의 소욕이 한 때의 짙은 향기처럼 날아갔고, 남은 것은 말라버린 꽃송이다. 이제 벌은 찾아오지 않을 터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대로인 채로 말랐다는 거다. 기억을 묻고, 기억을 희망하여, 모습 그대로 말라, 또 기다려보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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