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 철쭉
꽃의 붉음은 어제까지여도
마음의 붉음은 이제부터 더라
꽃에 넋 놓고 섰던 날 이후
꽃은 붉다가 떨어졌지만
꽃이 진 것은 세월에서 일 뿐
내게서가 아니더라
보이는 꽃은
잠시의 붉음이어서
보이지 않는 붉음이
전부의 꽃이어서
이제야 핀 마음의 붉음
열병처럼 타는 것이더라
- 손락천 시집 [꽃비]에서 고쳐쓰다.
봄은 영원하지 않지만, 영원한 것이기도 하다.
때가 되어 계절이 바뀌어도, 그것은 시절의 변화일 뿐, 마음에서는 아직 걷히지 않은 봄인 까닭이다.
하여, 봄을 담은 마음이라면, 그님의 봄은 끝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