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그 까닭에 대하여

꽃 - 동백

by 시인 손락천

매서운 겨울
없는 바다로 향했다


좋은 님
“이리 오라”
청한 것도 아닌데


괜스레
파도 앞에 섰다
방파제 물매 맞듯
오들오들 떤다


바람은 바다로 불어도
파도는 땅으로 향하듯


이생 날줄은
베틀 오가는 씨줄에
얽히는 것


나 여기 선 까닭
후포 어느 항
그님 얼어 눈물지은
붉음 때문이었다


- 손락천 시집 [까마중] 중에서




동백의 꽃말은 자랑, 겸손한 마음이다.


그처럼 붉은 수 없지만, 사실 그것은 시린 날에 핀 탓일 터다. 모든 것이 아직 붉음을 고하지 않을 때 홀로 바람맞아 붉은 것은, 피어날 봄에 대한 한없는 그리움이며, 겸손일 것이다.


그리움의 무게에 순응하는 꽃. 우리도 누군가에게는 그런 꽃이어야 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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