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쓰다
마법 같았어
수척한 가지에 연두빛 오른 것은
어느날 사랑을 알고 열병 깊이 앓았던 것처럼
금방이었어
봄은 보이는 순간 빠지는 유혹이었어
그러나 봄은
기다림이란 아니 온 것에 대한 그리움이라며
가다린만큼 죽어갔고
우리 뿐이었어
노랑과 빨강 사이에 까맣게 선 것은
어느 봄날의 파란에 맞아 정신 없이 울었던 것처럼
알아버렸어
우리의 현실은 아직 봄이 아니었어
- 손락천
봄은 여러 생각으로 다가온다. 다가온 모든 것이 기쁨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가끔은 울적하여도 좋다. 기쁘기만 하면 심심하여 맛 없이 살았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