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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손락천 Apr 07. 2017

현실이어서, 현실이라서

봄을 쓰다

마법 같았어

수척한 가지에 연두빛 오른 것은


어느날 사랑을 알고 열병 깊이 앓았던 것처럼


금방이었어

봄은 보이는 순간 빠지는 유혹이었어


그러나 봄은

기다림이란 아니 온 것에 대한 그리움이라며

가다린만큼 죽어갔고


우리 뿐이었어

노랑과 빨강 사이에 까맣게 선 것은


어느 봄날의 파란에 맞아 정신 없이 울었던 것처럼


알아버렸어

우리의 현실은 아직 봄이 아니었어


- 손락천




봄은 여러 생각으로 다가온다. 다가온 모든 것이 기쁨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가끔은 울적하여도 좋다. 기쁘기만 하면 심심하여 맛 없이 살았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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