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지나간
세월 두고
무엇 하며 살았나
애써
재단치 마라
바람 지난 길엔
피고 진 꽃잎의 흔적뿐
산다는 건 그런 것이니
무엇 쌓는 것 아니라
비우는 것이니
- 손락천 시집 [까마중]에서 고쳐 쓰다.
무엇을 하려 하면 할수록 버거워지고 어색해진다. 마음에서 인 것과 생각에서 인 것의 차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무엇 때문에 이토록 버거운 지를 알아차리기가 쉅지 않다. 어쩌면 그래서 사람은 어이없이 속고, 죽었다 깨어나도 속았음을 알 수가 없는 존재일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