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닥토닥
그날이 기억났다
폭설에 학교가 쉬던 날
알음알음 전해진 소식을 듣지 못해 학교에 갔던 날
나 같은 친구 몇몇
밥때가 지나도록 눈싸움 하던 날
그날이 기억났다
어지간하면 눈 치우는데 며칠씩 걸리던 날
소식을 바로 전하거나 들을 방법이 없던 날
모든 것이 느렸지만
느려서 낭만 있던 날
- 손락천
산골에 살던 어린 날의 기억.
눈이 내리면 보름씩 버스가 끊기고, 전기조차 끊겨 오롯한 낮과 밤으로만 살던 날.
없는 여유에 시간이 많았고, 없는 편리에 낭만이 있던.
그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