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토닥토닥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인 손락천 Apr 13. 2021

배척한다는 것

한 걸음 뒤

뿌옇더니 다시 푸르렀다

나는 모순되게도

뿌연 하늘에 맑으라 억지 쓰다가

며칠을 그 열망에 앓다가

정작 먼지 구름 흩어 하늘빛 다시 찾던 날엔

즐거운 낯빛으로 하늘을 반겨주지 못했다


그러나

삶에서 희망은 언제나 오고 갔다고

그래서

기다리면 다시 올 맑음이었다고

그리 말하지는 않으리라


다만

오라 한 적 없어 선한 것을 바랄 수도 없었지만

찾아든 것이 희뿌연 해악이어서

가라 하여 물러간 해악인 것도 아니어서

들어선 맑음에 안도하였어도

그건 그저 맑음을 맞음이 아니라 흐림을 버림이었다 말하리라

매거진의 이전글 받아들인다는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