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와 국민MC의 공통점
어느날 문득 아이유에게 유재석이 보였다.
다짜고짜 무슨 말인가 싶겠지만, 나만의 감상은 아닐 것이다. 실제로 둘은 여러 면에서 닮아있으니까.
두 사람을 향한 대중의 사랑은 가히 범국민적이다. 부가설명이 무의미하다. 최소 십수 년 각자의 자리에서 눈이 멀도록 빛나고 있으니까. 하물며 그 발광(發光)은 나 교복 입을 즈음 시작돼 앞 자리가 두 번 바뀐 현재까지도 변함이 없다. 달력의 실수일까? 하루가 24시간이 맞나? 시간 참 빠르다. 어느새 우리 셋은 함께 늙어가는 사이가 됐다. 세월에 정통한 건 어쩜 나 혼자 같지만.
유퀴즈를 보다 생각했다. 유재석이 은퇴하면 (우리는) 어쩌지? 일상 일부가 사라지는 기분. 아이유를 볼 때 닮은 감정을 느낀다.
이승의 재미를 다 합쳐도 전성기 싸이월드 만치 못할 거다. (그게 중2병인지도 몰랐다.) 노래 쇼핑이 특히 좋았다. 한 곡에 육 도토리, 600원. 매월 수 알의 곡물을 아이유께 헌상했다. 영주에게 경의를 표하듯.
지낸 세월만큼 아끼는 곡도 많았다. 그런데 최근 몇 년은 아이유를 찾지 않았다. 추억이 담긴 한두 곡을 제외하곤 새 앨범조차 듣지 않았다. 반면 인터뷰나 토크쇼가 뜨면 개처럼 달려갔다. 채널에 상관없이, 빠짐없이. 심지어 몇몇 영상은 두세 번 반복 재생했다. 대개 달콤쌉싸름한 여운이 길었다.
그때 알았다. ‘아 내가 아이유보다 이지은을 좋아하는구나.’
며칠 전 우연히 〈Love wins all〉 콘서트 라이브 클립을 봤다. 가사와 분위기 때문일까. 아이유의 마지막을 상상할 수 있었다. (그런 느낌이 들었다.) 짐작컨대 그녀도, 언젠가 다가올 끝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언제나처럼 다정하게. 아직은 먼 미래라고 하더라도. 내년이면 〈스물셋〉도 10년 전이다. 새삼 내 나이가 놀랍다.
(감히) 나는 아이유가 애틋하다. 더욱이 존경한다. 동시대를 살고 살아가는 또래로, 보통의 사람으로, 반평생 리스너로. 이 글을 쓰며 함부로 미뤄 두었던 서른의 그녀를 들었다. 제 나이 같으면서도 찬란한, 단단한 이지은의 이야기.
요약하자면, Love wins 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