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날이다.
시급제인 탓에 적은 급여를 상쇄할 소액의 보너스를 받기로 계약했는데, 매달 은근슬쩍 넘어가려 하길래 정중히 요청했었지만, 이번달에도 소식이 없어 메시지로 내 심정을 모두 써 보냈다.
아무 말 없이 보너스가 이체됐다.
받기로 약속한 돈을 받았는데 마음이 편치 않다.
조금 있으니 과장님의 전화가 왔다.
대표님이 아직도 다른 지점 급여를 이체 안 하셨는데, 오늘 중으로 하실 것 같냐는 거다.
요 몇 달 적자로 힘들어하긴 했지만, 최악의 경우에도 급여는 미루지 않던 분이 지금 그렇게 어려운가..
그냥 보너스 달라 안 그럴걸..
그런데 기적적으로 그 시각 중고거래 어플로 한 분이 회사 냉장고를 사겠다고 했다.
이거면 사장님한테 작은 위로가 되려나 싶어 이 소식을 메시지로 작성하는데.
갑자기 그분이 냉장고에 선반 하나가 없어 못 사겠다고 한다.
게다가,
몇 분 후, 과장님이랑 통화하며 한 매장이 폐점할 것 같다고 말했는데, 그걸 과장님이 그 지점 직원들에게 다 말해버렸네? 너희 가게 닫는다고, 일자리 찾으라고.
직원들이 사기가 확 떨어졌네? 이거, 내 탓이네?
이 모든 게 2시간 안에 일어난 일.
나는 졸지에 돈 아까운 직원이 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