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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쓴삘 Aug 23. 2024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한 그 기분.  

업장 냉장고가 1년 전부터 말썽이라 냉장고에 부착된 기사님 연락처로 연락해 수리를 부탁드렸다.


꼼꼼히 봐주신 후 어느 부분을 고쳤고 어느 부분은 아직 써도 되겠다시며 관리팁도 알려주셨다.

10만 원이 아깝지 않았다.


그리고, 몇 달 지나 또 고장이 났다.

다시 연락드려 고쳤다. 역시나 변함없이 꼼꼼하고 친절하셨다. 10만 원이 아깝지 않았다.


또 몇 달..

다시 연락드렸다. 설명이 간소화됐다. 디지털식 계기판은 고장이 잦으니 아날로그로 바꿨다셨다. 그 외 모터도 봐주셨단다. 50만 원. 조금 아까웠다. 


그리고 두 달쯤..

다른 냉장고가 고장이 나서 연락드리니 이번엔 아무 설명도 없이 50만 원을 결제하셨다. 그리고 한 달이 넘게 수리내역서를 요청했지만 받지 못했다. 


그래서 다른 기사님께 연락드렸더니 가스충전비 7만 원만 청구하셨다. 그리고는, 이전에 수리를 잘못해서 오래는 못 쓸 거라고 말씀하셨다. 네..?


그리고 보름 후, 처음에 고장 났던 냉장고가 또 말썽이었다.

다른 기사님을 모셨다.

그분은 이렇게 고친 경우는 두 번째로 보신다며, 이 냉장고는 이렇게 계기판을 바꿔버리면 안된다셨다. 혹시 수리한 업체가 어디냐 물으셔서 답해드리니 그 업체에 불만을 가진 고객들의 후기를 몇 개 보여주셨다. 수리내역이 거의 비슷했다. 


문제의 기사님께 전화드려 이러저러한 말을 들었는데 사실인지 여쭈니, 

실력 없는 기사들이 그런 얘기를 한다며, 자신은 실력이 있어서 계기판을 바꿀 수 있었고 냉장고 상태가 처음부터 안 좋았기 때문에 고장 난 거라고 하셨다. 기술적으로 잘 모르니 따져 묻기도 어려웠다. 

예전에 그 기사님께 냉장고가 고장 났다고 연락드리니 고치지 말고 새 냉장고를 최저가로 당장 구해주신다며 30분 안에 답해달라고 독촉하셨던 게 생각났다. 그때는 신경 써주시는 게 감사하고 구매하지 못해 죄송했었는데..


상투적인 말이지만 딱 그 기분이다.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한 그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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