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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 람 Oct 04. 2018

세상의 주인

인간 그리고 욕구

세상의 주인은 인간이다.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다.

자랄 때 이런 말을 많이 듣고 자랐다.

인간이 세상의 주인이니 유한한 세상에서 보다 유능한 인간이 되어 마음껏 세상을 누려라. 

더 힘세거나 더 좋은 기술이 세상을 차지하는데 유리하다.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좀 더 편리한 삶의 방법을 개발하여, 보다 나은 인간의 삶에 영향력을 발휘할 때 인간은 자신의 능력에 취해버린다. 그리고 꿈꾸기 시작한다. 이 순간 다른 인간을 함께하는 동료라는 대상에서 경쟁을 통해 자신의 영향력을 베푸는 대상으로 바라보고 독점적 주인의 위치에 서고 싶은 욕구가 발동한다. 

다른 사람을 차지할 세상, 다스리고 경작해서 열매 맺게 하는 대상으로서의 인간으로 분류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너와 내가 분리되고 인간의 고유한 존엄성이 파괴된다.

인간의 많은 역사가 그러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더 나은 세상을 핑계 삼아 힘과 기술의 선점을 통해 같은 사람의 목숨과 노동력, 재산 및 개인의 고유한 권위를 쉽사리 사고팔고 강점하는 것을 역사가 기록해왔다. 역사에만 그러한가? 내가 겪어온 현실은?

결과로 얻은 달콤한 열매에만 중독된 욕구를 길들이지 못한 슬픈 현실이다. 과정안에서 함께하는 삶의 가치를 잃어버린데서 오는 비극이기도 하다.  획득한 주인으로서의 인간의 위치는 언제든지 그 위치를 다른 인간으로부터 획득당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서는 투쟁, 경계, 긴장이 팽배하다.

평화와 일치, 화합이 들어설 자리는 있을까?


세상의 주인은 인간이다.

그 기본 전제는 이제 명제가 아닌 질문의 대상이다.


인간이 세상의 주인이 될 수 있는가?

인간은 만물의 영장인가?

그렇게 되고 싶은 욕구가 주인행세를 하는 것은 아닌가?


흙에서 나서 흙으로 돌아가는 존재.

사는 동안 살아야 한다는 욕구의 주인 노릇에 내 몸과 마음과 생각을 빼앗겨 잠시 정신 차려보니 

내가 무슨 짓을 하고 살았던가 싶은 그렇게 나약한 존재 말이다.

그런 존재가 세상 무엇들과 누군가의 주인 노릇을 할 수 있는가?


인간은 소위 주인의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

사실 주인도 아니었지만

주인인척 하는 자리에서조차 내려와야 한다.

원래의 자리

들의 꽃 같고 산의 나무, 바다의 물고기 같은

세상의 일원으로서 흙의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그리고 

그 일원으로서의 지위와 권리만큼만 행사하고 나머진 나머지 존재들이 지닌 만큼의 가치를 존중해줘야 한다.

누가 주인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닌

존재하는 모두의 세상에서 말이다.


너무 멀리 와서 돌아갈 길이 막막하기도 하다.

우선 멈춰야 한다.

저지른 일들은 이제 뒤로하고

순탄치만은 않은 그 길을 향해.

지금의 작은 기득권을 내려놓고

현재 삶의 터전에서

들꽃의 삶을 살아낼 각오로.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것을 삶으로 살아내는 것은 또 다른 용기와 결심이다.


정말 갈길이 멀다.


파란 가을 하늘 

삶의 결실을 생각할 때

더욱 작아지는 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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