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하는 법

[Movie] 맵고 뜨겁게

by 설다운

얼마 전 사우나에 가서 세신을 받았는데, 그때 세신사 이모님께 이런 말을 들었다. “운동해요?” 어떻게 아셨냐고 물었더니 몸이 다르다고 했다. 선수에요? 라는 말도 덧붙였는데 그 말에 빵 터져서 아니라고, 운동 시작한 지 이제 6개월 조금 넘었다고 답했는데 그래도 괜히 뿌듯해서 웃음이 났다. 처음이었다. 누군가 내 몸을 보고 운동하냐고 묻다니. 집에 돌아와도 그 말이 자꾸 맴돌아서 오래도록 행복에 감겼다.


사실 난 운동을 싫어한다. 그런데도 매일같이 하는 이유는 하나다. 나에게 좋은걸 주고 싶어서.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좋은 옷을 입는 건 너무 쉽다. 그 어떤 고통이나 노력이 수반되지 않는다. 그저 돈을 쓰면 되니까. 그런데 운동은 다르다. 돈보다도 시간과 마음을 써야 한다. 하기 싫어도 하는 마음. 늘어져 있고 싶지만 고통스러운 근력 운동 한 세트 한 세트를 이어가려는 마음을 써야만 내 몸에 전달된다. 그게 내가 나에게 받고 싶은 사랑이다.


영화 <맵고 뜨겁게>의 주인공도 그랬다. 인생을 거의 포기하기까지 갔다가 스스로를 일으키는 마음으로 운동을 시작했다. 지아 링은 1년 동안 분장 없이 운동으로 100kg에서 50kg 을 감량한다. 팔굽혀펴기, 턱걸이, 윗몸일으키기… 종목을 가리지 않고 치열하게 운동하며 서서히 몸을 바꾼다. 온몸이 땀으로 젖어 무아지경으로 운동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경이로워서 눈물이 다 난다. 내가 왜 운동을 시작했는지 다시 기억났다. 세신사 이모님이 내 몸을 보고 놀랐던 것과 내가 이 영화를 보고 놀랐던 건 어쩌면 같은 이유가 아닐까. 보통 우린 ‘멋있다’라는 말로 퉁치지만, 그 말 뒤엔 저 단단한 몸을 만들기까지 얼마나 고된 인내의 시간을 보냈을까에 대한 존경이자, 자기 자신을 땀흘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감탄이 숨어 있다.


너무 멋있어서 참을 수가 없다. 내일은 진짜 맵고 뜨겁게 운동해야지.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내가 반한 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