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운동시작

그렇게 운동이 내 삶을 통째로 바꿀 수 있을 것만 같았다.

by 생각주머니

일을 그만둔 그 날 푹 잤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땐 실시간으로 울리던 카톡은 조용했다. 전화 한통 오지 않았다. 다시 그 복잡한 상황을 마주하게 되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마음이 편했다.


그날 저녁 바로 운동을 시작했다. 몸이 먼저 움직였다. 유튜브 <빅씨스>의 50일 에센셜 프로그램이라는 홈트레이닝이었다. 운동을 하는 것을 습관화하고 일상으로 만들고 싶었다. 그렇다고 나를 채찍질하고 싶지는 않았다.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들도 가볍게 따라 할 수 있는 운동이고, 지난 몇 년간 틈틈이 해와서 무리없이 시작할 수 있었다.


스트레칭으로 내 몸을 이완해주니 혈류가 돌아 몸의 긴장이 완화되었다. 운동을 시작하니, 일할 때는 쓰지 않던 신체부위를 늘리고 힘을 주는 행위들에 기분이 좋아졌다. 내 힘으로 나를 버티고, 땀을 흘렸다. 운동을 마치고 스트레칭을 할 땐 안도와 차분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샤워를 마치면 아주 개운했다.


운동과 함께 식단을 시작했다. 일을 할 땐 어쩔 수 없이 자극적이고, 과다한 양념에 튀긴음식들만 먹게 될 수 밖에 없다. 나한테 건강한 재료의 음식을 선사하고 싶었다. 통밀 식빵 2조각, 닭가슴살 100g, 양배추 한 대접을 아침, 점심으로 먹고, 저녁은 건너뛰었다. 16시간 이상 공복 유지.


매일 한두 잔씩 마시던 커피를 끊었다. 사람을 만나는 약속을 잡지 않았다. 건강한 삶을 사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나를 위해.


동생의 권유로 러닝도 시작하게 되었다. 슬로우조깅을 배운 나는 처음에는 40분 동안 2km를 겨우 뛰고 집에 가야만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심장은 빨리 뛰지 않았지만 다리에 힘이 없는 것이 느껴져 고꾸라질 것만 같았다. 그렇지만 홈트를 마치면 땀 흘린 김에 나가자는 생각으로 한바퀴 씩 돌고 오게 되었다. 몇 주 꾸준히 했더니 어느새 힘이 좀 실린 내 몸은 3km를 돌파하고 두 달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는 일반러닝으로 1시간 6-7km를 뛸 수 있는 체력이 되었다. 무리하지 않고 꾸준히 하면 체력은 자연스럽게 올라가는 것을 느꼈다.


식욕은 살아낼 만큼만 있었으며, 지방은 빠지고 있었고, 근육에 힘이 붙었다. 근력을 키우기 위해 헬스장을 등록하고 PT를 받았다. 자세교정과 기초체력을 키우는 것이 목표라고 트레이너에게 전달했다. 라운드 어깨가 2주, 3주 지날수록 펴졌고, 고개를 들고 자신있게 걷게 되었고, 내 자세를 신경쓰고 고치는 습관이 생겼다. 운동을 하면 할수록 변화하는 모습에 몸으로 느껴지는 부분과 거울을 보게 될 때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그렇게 운동이 내 삶을 통째로 바꿀 수 있을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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