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학생들과의 만남
한국 대학생들과의 만남
삼육대에서 10시 반에 학생과 교수가 온다고 하기에 2교시 수업을 조금 일찍 마치고 일행이 오기를 기다렸다. 시간이 되어 와타나 선생님이 학과 사무실로 와서 같이 G층으로 내려갔다. 잠시 기다리니 호수 쪽에서 사람들이 여러 명 걸어오고 있었다. 대부분 젊은 사람이었고 그들 대부분은 학생이었다. 날씨는 더웠지만 그들의 표정, 옷차림을 보니 싱그러운 바람이 불어오는 듯했다. 잠시 후 바탐방대학교 부총장이 나와서 같이 기념사진을 찍었다. 기념사진을 찍고 옆에 있는 남학생에게 인솔 교수님이 누구냐고 물어보니 아주 젊은 사람을 가리켰다. 거기에 가서 악수를 하고 물어보니 자기는 교수는 아니고 학생들을 인솔해 왔을 뿐이라 했다. 같이 3층으로 이동을 하여 회의실로 갔다. 일행은 한국인 팀장, 한국인 대학생 10명, 그리고 이곳 바탐방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인과 캄보디아 대학생들이었다. 자리 정리를 하고 난 뒤 옆자리에 있는 여학생에게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니, 미국에서 왔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한국에서 왔고 코이카 단원이라 말하니 눈만 똥그랗게 뜨고 나를 바라보았다. 코이카 아느냐고 하니까 모르겠단다. 코리언 인터내셔날 코오프레이션 에이전시라고 이야기를 하니 고개는 끄덕이는데 아는 눈치는 아니다. 그래서 내가 다시 피스코를 아냐 물으니 역시 모르겠단다. 독립된 미국 연방 정부 기관인 평화봉사단, 피스코(Peace corps)도 모르는 것을 보니 이런 쪽으로는 별 관심을 두지 않는 모양이다. 잠시 후 부총장이 도착을 하여 한참 동안 크메르어로 인사를 했다. 이어서 자기소개. 한국 학생들이 자신의 전공이 무엇인지, 몇 학년인지 영어로 소개했다. 나는 거의 마지막에 소개를 했는데 코이카 봉사단원으로 캄보디아에 왔다는 것, 바탐방대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는 것, 우리 아이들이 한국에 대해 많이 궁금해하니까 교실에서 아이들 만나면 한국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 주면 좋겠다는 당부의 말도 함께 하면서 이렇게 많은 한국 사람들, 특히 한국 학생들을 만나니 나도 무척이나 기쁘다는 말로 마무리를 지었다. 실제로 그랬다. 오랜만에 한국 대학생들을 여러 명 만나니 기분이 좋았다. 소개를 마치고 난 뒤 밖으로 나오면서 학년 구성이 어떻게 되는지 물어보니 1학년이 네 명이고 나머지 여섯 명은 2학년과 3학년이라 했다. 바탐방대학교 한국어학과 학생들도 1학년 한 교실, 2,3학년 또 한 교실 이렇게 자리를 만들어 두었는데 잘 됐다.
다시 G층으로 내려와 부총장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난 뒤 사무실로 이동을 했다. 공간이 좁아 앉아서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선 채로 내가 대략적인 사무실 소개를 했다. 그리고 교실로 이동을 했는데 2, 3학년들이 기다리고 있는 교실은 자리 배치를 좁게 해서 모두가 앉기 힘들었다. 그래서 자리를 더 넓게 배치해서 모두가 둘러앉을 수 있도록 했다. 자리 배치가 끝나고 한국 남학생 한 명이 중간으로 나오더니 자기소개를 했다. 아마 진행자의 역할을 부여받은 듯했다. 빙 돌아가면서 자기소개를 했는데 바탐방대학교 학생들은 2학년과 3학년 학생들이었지만, 한국어 실력이 모자라서인지 아니면 부끄러워서인지 제대로 소개를 하지 못하는 학생이 더러 있었다. 소개를 마치고 난 뒤 역시 진행자 남학생이 제기를 들고 나와 시범을 보여주고 같이 차자고 했다. 그러다가 다시 팀을 나눠서 진행하기로 했는데 여섯 팀에 한국 대학생, 바탐방대학교 학생, 그리고 캄보디아 다른 사람들이 골고루 섞이도록 해서 팀을 짰다. 그 모습을 보면서 사진 몇 장을 찍고 1학년들이 있는 교실로 가니 그곳에서는 아주 조용하게 옆에 앉아 있는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한국어도 나오고 영어도 가끔 뒤섞여 나누는 대화가 제법이었다. 린나가 옆에 있는 남학생과 영어로 대화를 나누는 것을 보고 내가 농담처럼 한국어로 하라고 하니 알아들었는지 씩 웃으며 한국어로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 한국어를 배운 지 채 1년이 되지 않은 아이들인데도 제법 대화가 되는 것을 보며 기분이 좋았다. 같은 또래의 한국 학생을 만난 것만으로도 이 아이들은 소중한 기억 하나를 만들었을 터, 나는 그 기억이 한국어 공부를 하는데 힘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흐뭇한 웃음과 함께 아이들을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