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브런치북 출간 프로젝트 결과 발표 하루 전에

가능성 낮지만, 내가 응모한 <3060 모녀 유랑단>이 선정된다면?

by 꿀벌 김화숙

3브런치북 작가 서랍에서 '브런치 활동 1년'이란 제목의 글을 열어 보게 됐다.

"어제(2021-11-29)까지 누적된 데이터로 집계되었으며 활동에 따라 결산 리포트가 매일 업데이트됩니다."

4년도 더 전에, 쓰다 만 글이다. 브런치 시스템이 보내온 '브런치 작가 활동 1년 결산 리포트'를 받고 나름 자기 언어로 첫 1년을 결산을 해보려던 흔적이었다.


이런 글을 쓰다가 저장해 뒀다고?


"꾸준히 글 쓰는 작가님에게, 브런치 활동을 총 결산하여 보여드립니다."

내 마음의 질문을 아는양 이어지는 정보들이 새롭다. 작가 된 지 368일이고, 그동안 171개의 글을 발행했고, 누적 조회수가 12.3만에 가깝고, 구독자 수는 140명을 넘었고. 끝으로 "라이킷"에는 이런 문장도 있다.


"발행 글의 누적 라이킷 수 2,650개로, 상위 3%에 해당해요!"


브런치 작가 5년 차에 접어든 올해 리포트는 어떨지 더 궁금해 진다. 그동안 해마다 받은 리포트는 보고 지나쳤을 텐데, 첫 해라 특별했을 게다. (시스템으로 확인하는 방법도 모른다.) 브런치 첫 1년간- 지금도 그렇듯- 라이킷 수를 늘리는 방법 따위엔 관심 없이 글만 써댔을 것이다. 새삼 라이킷 숫자 리포트에 눈이 간다.


내가 브런치 작가들 중 라이킷 상위 3%"였다고?

뭐지?

선물



작가의 서랍을 뒤진 건, 하루 앞으로 다가온 "제13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결과 발표와 무관하지 않다. 내가 <3060 모녀 유랑단>으로 거기 응모한 1인이거든. 무관하지 않은 정도가 아니다. "새로운 작가의 탄생" 10명 속에 내가 들어있길, 행복한 상상을 하며 기다리다 보니, 내 글에 대해 생각이 많아졌다. 허접한 글 가지고 스스로 기와집을 도대체 몇 채나 짓고 허무는지 모르겠다.


<3060 모녀 유랑단>은 제목처럼 나와 딸이 싸돌아다니는 시시껄렁한 이야기다. 30꼭지 꽉 채워 연재한 그대로 응모했다. 누가 알아? 세상 일은 늘 예상하는 대로만 되는 게 아니잖나. 나는 내 글을 좋아하니까. 만에 하나 바늘구멍을 뚫고 통과하면, "기적이야!" 하는 거다. 수험생 딸에게도 무명작가 엄마에게도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 거야. 이러면서 희망고문하며, 글쓰기로 마음을 달래고 있다.


바늘구멍이란 걸 알고 한 일인데, 이게 무슨 욕심인지 모르겠다. 9월 통계로 브런치에 글을 쓰는 작가 수는 9만 5천 명,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응모한 작품 수는 내 실력으론 상상불가다. 아무리 적어도ㅡ 나 좋자고 적게잡아,ㅡ천명은 넘지 않을까? 100대 1, 어떤 정보도 흘러나오는 게 없으니 결국 현타가 온다.


'나는 혹시 브런치라는 공간에 파묻혀 '무식하게' 글만 쓰고 있는 거 아닐까?'


가끔 혼자서 하는 질문이다. 오늘 같은 날 가슴에서 더 절절하게 질문이 올라온다. 브런치에 쓴 내 글은 도대체 사람들이 읽을 만한지, 좋아할 만한지, 브런치한테 확인받고 싶다. 혼자 이불 쓰고 만세 부르는 글쓰기가 아니라고 말이다. 브런치 첫 1년 내 글에 달린 라이킷 수가 상위 3%였다는 숫자놀음이 내게 무슨 위로가 될까. 손에 잡히는 결과로, 상금과 책 출간과 홍보지원으로 느껴보고 싶은 맘이다.


내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응모는 이번이 두 번째였다. 첫 번째는 2021년 브런치 작가 되고 1년도 안 채우고 도전했다. 이전에 블로그로 써오던 글과 브런치 메거진 <B형 간염간암 자연치유 일기>를 잘 엮어 브런치북으로 응모할 수 있었다. 내 첫 책을 브런치를 통해 출판할 기회였다. 그러나 낙방했다. 아쉬움은 잠시, 바로 한글 파일로 퇴고해서 '출간기획서'와 함께 56개 출판사에 메일로 보냈다. 그중 딱 한 출판사가 내 손을 잡아주었고 2022년 9월에 종이책『내 몸은 내가 접수한다』(생각비행)가 이 세상에 나왔다. 2024년엔 연재 브런치북으로 쓴『숙덕숙덕 사모의 그림자 탈출기』를 또 생각비행 출판사에서 낼 수 있었다.


브런치북 연재 시스템 덕에 글이 계속 쌓이니 출판 프로젝트가 좋은 기회 맞다. 까이꺼 응모해 보는 거야. 가벼운 맘이었다. 늘 내 글을 기다려 주는 생각비행 사장님을 생각하며, 안 뽑히면 다시 수정해 출판사를 통해 낸다는 자신감이 있었달까. 응모 마감 직전 클릭했다. 그랬는데 발표일이 다가올수록 간절해지는 이 맘.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로 책을 내면 나한테 뭐가 더 좋길래 이럴까?


프로젝트 시상 조건이 좋은 점을 잘 보여준다.

"파트너 출판사에서 책 출간"

"상금 500만 원"

"출간 마케팅 지원"

대형 출판사가 아닌 이상 1쇄를 1만 권 찍을 리가 없다. 첫 인세는 500만 원은 커녕 반에도 한참 못 미치는 걸 나는 경험했다. 2쇄도 못 가봤다. 마케팅에 쓸 돈이 없는 출판사이니, 작가와 독자들이 한들 얼마나 홍보하겠는가. 신뢰하는 출판사가 있지만, 무명 작가 입장에선 상금에 홍보까지 안 끌릴 수 없다.


오늘 밤 자정 넘으면 결과 나올까?

내일 아침에 나올까?

기대 안한다며?

<3060 모녀 유랑단> 안 뽑으면 후회할걸?




내가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응모한 브런치북은 읽음직하고 출간할만할까?


<3060 모녀 유랑단>을 일없이 읽어 보게 된다. 브런치북을 열면 첫 화면 상단 중앙에 또렷이 보인다. "제13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응모 완료!"라고. 응모 후엔 수정할 수 없게 해 놔서, 마음에 안 드는 문장이 보여도 지나쳐 읽어야 한다. 이 브런치 글에 달린 라이킷 수를 새삼 살펴본다. 프로젝트 선정에 라이킷 수가 얼마나 영향 줄까? 고려 대상이 안 될 수 없겠지,라고 생각하려니, 기분이 안 좋다.


출판사 입장에서는 라이킷 많고 조회수 많은 글에 마음이 가는 게 인지상정 아닐까? 사업성을 생각해야 하니까. '시장에 잘 팔리려면 잘 알려진 작가가 쓰면 된다'라 하지 않던가. 나는 무명에다 조회수도 라이킷 수도 지리멸렬한 작가다. 들쑥날쑥하지만 특별히 포털에나 어디 걸리지 않는 한 평타는 몇 십 개 정도. 4년 전 출판 프로젝트 응모했던 <B형 간염간암 자연치유일기>도 마찬가지였다.


지금 연재 중인 <숙덕숙덕 복싱 클럽>도 그렇다. 이 연재를 마감하면 세 번째 단행본으로 낼 목표로 쓰고 있는데, 글 한편 당 라이킷 수는 30개 넘으면 많다고 할 정도다. 내 글이 너무 매력적이지 못한 건가? 이런 식으로 계속 쓰는 게 맞는 걸까? 스스로 자문하면서도 꾸역꾸역 일단 꼭지수를 채워가 볼 작정이다.


글쓰기는 쓰면서 배우는 예술이다. 내 기획대로 내 느낌 따라, 쓰고 쓰다 보면 길이 있을 거라 믿는다. 내 안에 숨어 있는 예술혼, 내가 가진 보화,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나도 아직 다 모르니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올해 안 되면 내년에 또 내는 거다. 헛된 망상인 줄 알면서도 기다려지니 이렇게라도 맘을 토닥인다, 어쩌겠나.


이번에 선정 안 되더라도 <3060 모녀 유랑단> 사랑해!

그럼 바로 퇴고해서 출판사로 보내는 거야!

세상에 아직 없는 재미있는 종이책으로 써 볼 거야!

글쓰기로 마음 다독이는 거야, 나 지금.

암암, 이거 중요한 싸움의 기술이고 말고.


keyword
수, 금 연재
이전 06화11년 만의 브라, 스포츠브라를 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