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은 이론이나 이념의 문제 이전에 경험의 일이라 하겠다.
26살 우리 막내아들이 오늘 싸간 도시락과 내가 먹은 점심 사진이다. 중학교 체육 교사인 이 청년은 대학 졸업 후 집으로 돌아온 후 스스로 비건 지향으로 산 지 3년이다. 학교 급식 안 먹고 매일 자연식물식 도시락을 싸 다닌다. 냉장고에서 꺼내 자기 먹고 싶은 만큼 도시락에 담는 게 아침 일상이다.
채식은 이론이나 이념의 문제 이전에 경험의 세계라 하겠다. 대학 4년 자취생활로 몸이 망가져 본 이 청년, 집에 돌아와 비건 엄마밥을 먹으며 몸이 달라지더란다. 어느 날 엄마밥이 최고 건강식이라며 스스로 비건지향을 선언했다. 해외에 있는 큰놈 빼고 우리 집 네 식구는 모두 채식인, 이어서 막내의 여자친구도 합류했다. 나는 완전채식을, 짝꿍과 젊은이들은 회식에서나 어쩌다 동물성을 입에 대는 정도로 먹고 있다.
오늘의 아들 도시락은 바나나채소팬케이크, 조린땅콩, 생샐러리, 살짝 데친 브로콜리, 그리고 찐 단호박. 가끔 내가 시간 될 때 특식으로 주먹밥이나 채식떡볶이 일품요리로 해주기도 하지만 싸 가는 건 항상 아들 몫이다. 온 가족 같이 하는 자연식물식 생활의 기쁨이여! 나는 채식카래밥과 채소로 집밥 점심을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