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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꿀벌 김화숙 Jan 09. 2021

암보다 더 무서운 운동부족병

당신이 암보다 더 무서워해야 하는 병은 운동부족병이다!


암 환자가 되고 나서 알게 되었다. '암'이 참 요긴하게 쓰이는 '메타포'라는 것을 말이다. 내 인생에서 '암' 아니었으면 어쩔뻔했냐, 스스로를 희화할 때가 있었다. 그러면 친구들 중엔 이런 농담도 서슴없이 했다.


"아~~ 나도 암이 걸려야 되려나! 그래야 내 삶이 달라질까?....."



사람들 입에 '암'이 참으로 심심찮게, 단골 메뉴처럼 자주 오르내리는 것도 알게 됐다. 때론 머쓱하고, 때론 민망했다. 이 세상 모든 환자와 소수자들을 향해 공감과 연대의 팔을 벌리게 하는 상황도 됐다.

"오~~ 저게 바로 우리 사회 암적인 요소라니까?!"

"으...... 나 진짜 이러다가 암 걸릴 거 같아. 미치겠어."

"저러니 암 걸리지 않고 배겨? 나 같으면 버~~얼써 암 수술 몇 번 했을 거 같아."



이루 다 열거할 수도 없겠다. 암이 과연 세긴 센가 보다. 더 센 놈이 나타나면 그땐 밀려나겠지.


그런데 여기 암보다 더 쎈 놈이 나타났다.








"당신이 암보다 더 무서워해야 하는 병은 운동부족병이다!"



아니 암보다 무서운 놈이 있다는 소리였다.


설마 그런 희화로 제목을 정했을 거 같진 않았다. 이시하라 유미의 책 <암보다 더 무서운 운동부족병>(랜덤하우스, 2009) 이야기다. 일본을 대표하는 의학박사요 의학 전문 작가가 암을 농담으로 썼을 리는 없으니까. 운동 부족이 암보다 더 심각한 병이라고? 맞다! 나는 자신 있게 한 표다. 이건 메타포도 농담도 아닌, 진짜로 정확히 맞는 소리다. 문제는 병식. 다른 병도 그렇지만, 자기가 왜 아픈지, 아프다는 걸 잘 인식하지 못할 뿐이다.



이 책을 살 때 자신이 암 환자가 될 걸 꿈에라도 생각했을까? 더 정확히 고백하겠다. 2009년 짝꿍 덕이가 따끈따끈한 신간으로 사 온 책이었다. 나는 당시 시큰둥했다. 몸이 이전 같지 않으니, 운동 제대로 좀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사 왔을 것이다. 나는 냉소적이었다. 실제 운동하는 게 중요하지, 그런 책 읽는다고 달라질까? 그래서였을까? 암보다 무서운 놈이라지만, 내가 암 환자가 되기 전엔 우리에겐 단지 메타포일 뿐이었다.







오늘 아침 운동부족병 이야기는 순전히 내 종아리가 쓰고 있다.


어제 아침 영하 18도 속에 두 시간 걷고 저녁에도 중앙동 나갔다 온 내 몸. 평소 운동 시간이나 양으론 대단한 거 아니었다. 그런데 자고 일어나니 종아리와 허벅지 뒤쪽에 살짝 운동통이 느껴졌다. 지난달 선자령을 왕복 세 시간 오르고 내린 날도 없던 느낌이라 아주 반가웠다. 스마트 데이터로는 큰 차이 없지만, 나는 이렇게 몸에 느껴지는 운동의 기억을 아주 반가워 한다. (엊저녁 피케팅이 있어 30분 남짓 더 걷고 한 시간 서 있었던 기록은 스마트워치 기록에 빠졌다.)



동일 시간 동일 걸음 수면 운동 내용도 효과도 같은 걸까?


운동할 때의 공간, 정황과 맥락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겠다. 선자령은 1,157m나 올랐지만 이 정도 추위도 이 정도 계속되는 눈밭도 아니었다. 어제는 살을 에는 추위에다, 미끄러운 길을 조심하며 걸어야 했다. 걸음 수만 비교할 수 없는 스토리. 몸이 느끼고 기억한 긴장감과 강도가 분명 달랐을 것이다. 삶은 이런 거다. 기계적인 데이터는 이걸 다 못 읽어낸다. 내 몸이 어떻게 느끼고 어떤 실제 상황을 살아냈는지, 어떤 식으로 기억하는지. 내 종아리가 그렇게 내게 말을 걸어준 거였다.



바로 그거야. 몸이 느끼고 경험한 실전을 쓰는 거야!


그런 맥락으로 <암보다 더 무서운 운동부족병>이 보였다. 캬! 감탄하게 하는 책이었다. 깔끔하고 쉽게, 유용한 정보에 그림까지. 지난 6년 반, 내 몸에 관한 한 나는 '운동 전문가'였다. 내 몸은 내가 접수했으니까! 무서운 암도, 암보다 더 무서운 놈도, 내가 다 접수했다! 이보다 더한 실전이 있을까? 스스로 움직이고 스스로 치유자요 트레이너가 돼 준 몸을 쓰담쓰담하며 나는 글을 쓴다. 종아리에 힘을 주면 어제의 운동통이 살짝 느껴지는 이것. 이론이 아닌 실전이다. (결국 기승전 자기 자랑? 부러우면 지는 겨~~)



책 내용 간략히 소개하고 마무리한다다.






만병의 근원, 운동부족병

마흔이 지나면서부터 엉덩이 살이 빠지고, 처지며 대퇴부도 홀쭉해지는 것을 하소연하는 환자가 많습니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하반신이 왠지 허전해지는 것입니다. (중략)

마흔을 넘기면서부터 바로 이 '시리가케루'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엉덩이 살이 빠지고, 하반신이 허전해지는 정도로 건강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있냐고 반문하는 분이 계실 것입니다. 그러나 시리가케루를 만만히 보아서는 안 됩니다. 체력이 약해지고 피로가 빨리 오는 등의 단순한 증상과 더불어 고혈압, 심장병, 당뇨병, 비만, 고지혈증, 통풍, 암 등의 여러 가지 생활습관병을 동반하기 때문입니다. (중략)

'노화는 다리로부터'라는 말이 오래전부터 전해져오고 있지만 '병도 다리로부터' 시작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하체를 기본으로 신체를 단련시키면 노화를 방지할 수 있음은 물론 각종 질환으로부터 몸을 건강하게 지킬 수 있습니다. (중략) 근육을 단련시키면 면역력도 강해지고 온갖 병을 예방, 치료하여 장수할 수 있습니다.

이시하라 유미- <암보다 무서운 운동부족병> 프롤로그



제1장 반명의 주범, 비실비실 하반신

근육은 혈관이 다수 존재하는 혈액 공급원입니다. 신체 근육의 70%는 하반신에 존재하는데, 하반신이 쇠약해져 근육량이 감소하면 노화의 증상인 신허 상태가 됩니다. 그렇게 되면 신체 노화로 인한 갖가지 병에 노출되어 건강을 위협받게 됩니다.



제2장 운동으로 얻는 13가지 건강 비법

근육을 단련시키면 근육세포의 비대 중량이 일어나고 기초대사가 증진하면서 체온이 상승합니다. 체온이 높아지면 암, 당뇨병, 고지혈증, 자가면역 질환 등의 현대문명병을 예방·개선할 수 있습니다.



제3장 실전 돌입! -워킹의 9가지 효용,

1. 혈압을 내려 뇌졸중을 예방한다.

2. 심장병을 예방·개선한다.

3. 치매를 예방한다.

4. 골다공증을 예방·개선한다.

5. 요통과 무릎 통증을 예방·개선한다.

6. 당뇨병, 고지혈증, 지방간, 비만을 예방·개선한다.

7. 스트레스를 해소시킨다.

8. 폐 기능을 강화시킨다.

9. 발바닥의 '급소'를 자극한다.



제4장 하반신을 강화시키는 식이요법

-양껏 안 먹고 80%만 먹으면 병이 없고, 양껏 다 먹으면 의사가 부족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풍요로운 식생활과 발달된 의학 환경에서도 현대인의 질병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간에 질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간은 단백질로 되어 있기 때문에 양질의 단백질(육류나 생선 등의 동물성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해야 안정적이라는 것이 서양의학의 견해이지만 만약 코끼리나 고릴라가 간에 질병이 있다면 육류를 먹이는 것이 과연 좋을까요?

-하반신을 튼튼하게 하기 위해서는 파, 양파, 참마, 연근, 당근, 우엉 등의 뿌리채소를 섭취한다.



제5장 준비 완료!

적절한 운동은 몸에 활력을 불어넣고 운동으로 인한 발한은 몸의 노폐물을 제거합니다. 영양 과잉, 운동 부족에 스트레스가 더해져 암, 뇌졸중,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등을 부르는 운동부족병은 근육을 움직여 실시하는 운동요법으로 이겨내야 합니다.



당신이 암보다 더 무서워해야 하는 병은 운동부족병이다!

비만을 필두로 당뇨병, 지방간, 통풍 등의 대사 이상병, 고혈압이나 허혈성 심장병, 뇌졸중 등의 순환기 질환, 요통, 어깨 결림, 오십견 등의 통증, 자율신경이나 노이로제 등의 심리적 원인으로 생기는 병, 암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운동부족병'이다.


운동으로 얻는 건강 비법

1. 근육 세포가 증가하면 기초대사가 촉진된다.

2. 협심증, 심근경색을 예방한다.

3. 골다공증과 당뇨병을 예방 개선한다.

4. 혈액 안의 지방을 감소시킨다.

5. 정상 혈압으로 유지시킨다.

6. 우울증을 개선한다.

<암보다 더 무서운 운동부족병> 뒤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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