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죽 할멈과팥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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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장기도서관에서 초등 저학년 아이들과 그림책 [팥죽 할멈과 팥빙수]를 가지고 수업을 할 예정이다.
내가 글과 그림을 같이 작업한 작품이다. 식물 세밀화를 그릴 때와는 달리 인물과 동물의 동세를 그리기가 어려웠다. 스스로도 그림에 자신이 없었고, 못 그렸다고 생각되었다. 그래선지 이 책을 가지고 강의를 하거나, 다른 강의에서 잘 소개를 하지 못했다.
이 책 그림에 욕심에 냈던 이유는 어린 시절, 나에게 큰 영향과 사랑을 준 할머니에게 바치고픈 마음이 커서였다.
할머니는 전라도 사람이어서 팥죽 대신 팥칼국수를 자주 해 주셨다. 팥 농사도 해서 수확한 팥을 가지고, 반죽을 젓가락처럼 길게 밀어 팥칼국수를 맛나게 해 주었다. 그런 나의 할머니와의 추억과 내가 좋아하는 일본 영화 [앙:단팥 인생 이야기]를 떠올리며 이 이야기를 완성했다.
어느 날, 후배가 톡을 보내왔다. 자신의 초등학교 1학년 조카가 보낸 쪽지였다.
[이모, 이 책 읽어봐. 내가 읽어본 책 중에서 가장 재밌어.]
대체 무슨 책이길래, 아이가 재밌다고 할까 궁금해서 [무슨 책인데?]라고 물었더니
후배가 [팥죽 할멈과 팥빙수] 책 표지를 보냈다. 푸하하하.
후배와 내가 동시에 웃음을 터트렸다.
그때 알았다. 아이들 눈으로 이 책이 재미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뒤 초등학교 아이들과 그림책 만들기 강연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거기서도 아이들이 이 책을 읽었다며 재밌다고 했다.^^
못 그린 그림이지만 재밌다는 아이들 얘기에 힘이 났다.
앞으로 이 책으로 수업할 때마다 자신감을 가지고 해야겠다.
팥죽은 동짓날 외에 복날에도 먹었다고 한다. 더위를 이기기 위해 올해는 삼계탕이 아닌 팥죽을 먹어보는 건어떨까? 그림책 속 동물 친구들과 팥죽 할머니처럼 팥죽을 먹고, 더위를 날리는 여름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