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가난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남미의 가난한 동네로 봉사활동을 나갔던 그는
그곳의 사람들을 위해 배움의 자리를 마련하고
많은 것을 나누려 애썼습니다.
부녀자 교실에서는 요리와 미술, 작은 예술작품 만들기 등도
다른 동료들과 함께 가르치고
행려인들에게 식사를 마련해주는 새삶 센터에서는
그들에게 따뜻한 식사를 주기 위해 장을 보고, 그곳에서 가장 흔하게 쓰이는
재료인 바나나를 따서 요리 하고, 식탁을 준비했습니다.
그곳에서 자리를 잡고 센터를 운영하는 분 얘기를 들어보니
행려자들인이 씻을 수 있는 목욕탕을 처음에는 무료로 개방했었는데
그들이 원하지 않아서 이제는 아주 작은 돈만을 받고 운영을 한다고 했습니다.
그냥 받기보다는 무언가라도 지불하고 싶어하는 그들의 마음을 알 수 있죠.
가난하지만 순수한 얼굴로 감사하며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보며
그는 많은 걸 배웠습니다.
어느 날, 봉사자들이 떠날 날이 가까워오자, 그들은
나름대로 각자의 선물들을 준비해 가져왔습니다.
커피 열매에 그림을 그려 만든 장식품, 자신이 키운 야채,
산에서 따온 꽃...아주 사소하지만 마음이 듬뿍 담긴 것들이었는데요..
그중 한 사람이 봉사자들에게 다가와 미안해하며 조용히 말하더랍니다.
“저도 선물을 드리고 싶은데.. 선물을 가져올 수가 없어서 못 가져왔습니다.
저희 집에 한번만 와주실 수 없을까요?..”
저녁 무렵 그가 데리고 간 작은 집의 뒤뜰로 나가니
해가 지는 석양이 아름답게 그들을 비췄습니다.
“저는 매일 우리 집에서 저 풍경을 볼 때마다 행복해
지는데,
가져갈 수가 없어서요....
이게 바로 제가 드리는 선물이니, 맘껏 누리고 가시기 바랍니다..”
해맑게 웃으며 말하는 그의 얼굴을 보며
봉사자들은 함께 행복해졌습니다.
그곳에서 만난, 봉사와 사랑을 실천하며 사는 분의 말씀이
그의 귀에 오래도록 남아있습니다.
“ 그들이 원하는 건 함께 있어 주는 것이죠.
그들은 가난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나는 과연 누군가와 함께 있어주고 있는가.
가족 친구 이웃 내 주변 사람...
그리고 멀리 있지만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는
어떤 이와 함께 있어주는 중인가.. 생각해 보세요.
사랑은 공부하는 게 아니라 그냥 사랑하는 것이고
봉사는 그 사랑을 실천하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