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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기 Jul 02. 2021

호주-양어장 풍경은 이렇다.

양어장에서 연어를 낚은 이야기.

지난 4월 부활절 방학을 맞아 빅토리아주 북쪽에 있는 브라이트로 여행을 다녀왔다. 가을 단풍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마을을 거닐다가 연어 송어를 낚시할 수 있다는 양어장이 눈에 띄어 가보기로 했다. 수년 전 메리스빌이란 마을에 있는 양어장을 갔었는데, 그 광활한 규모와 아름다운 풍광에 낚시보다 산책을 열심히 했던 기억도 떠올랐다.

이곳도 다르지 않았다. 연못이랄지 호수랄지 널찍한 낚시터가 평지와 언덕 너머로 서너 군데 있었고 물고기의 종류와 크기를 알리는 사인이 각각 있었다.

시스템은 간단하다. 입구를 들어서면 기다란 대나무에 끈을 덜렁 묶은 초간단 낚시 대를 하나씩 준다. 떡밥이 담긴 작은 바구니를 챙겨 들고 어디든 맘에 드는 곳에 자리를 잡고 낚싯대를 내리면 그만이다. 방학이라 아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들이 많았다.

물속에 떼 지어 다니는 물고기들이 보였는데 누군가는 금방 잡아 올리고 누군가는 이리저리 자리를 옮겨 가며 꽤 고심을 하기도 한다.

우리는 그냥 연어 한 마리 잡아보자는 체험 정도의 목표를 잡고 시작을 했는데 생각과 달리 금방 물리질 않았다. 아마도 물고기들이 배가 불러서 그런 게 아니었을까..

그래도 화창한 날씨와 아름다운 풍광, 제멋대로 돌아다니는 닭들을 구경하며 지루한 줄 모르게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3-40분을 기다렸던가.. 마침내 팔뚝만 한 연어 한 마리를 잡아 올렸고, 다시 낚싯대를 드리워 연달아 다른 한 마리를 또 잡아 올렸다. 집 근처 바닷가로 낚시를 갔다가 매번 빈손으로 돌아와야 했던 허전한 기억들을 보상받았다고 해야 하나.. 손뼉 치고 기념 촬영하고 몽둥이로 머리를 쳐서 기절시켰다. 입구에 있는 저울에 무게를 재서 그 가격만큼만 돈을 내고 나오면 됐다. 가격은 슈퍼에서 사 먹는 것과 비슷한 정도. 그래도 그 싱싱함이 비교를 할 수가 없을 것이다. 평소에는 회를 뜨는 서비스도 원하면 해주는데 방학 때는 너무 바빠 내장을 제거하는 서비스만 제공한다고.  

숙소로 돌아와 한 마리는 회로 한 마리는 양념을 해서 그릴에 구워 먹었다. 양어장 나들이는 눈도 입도 즐겁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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