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시나리오-연꽃이 되다

악몽

by 삼류 임효준

#4. 여관방(꿈속)

“하악하악” 신음 소리를 내는 A.

‘손이... 발이... 움직이지 않는다. 뻘에 빠져 자꾸만 밑으로 빨려 들어간다. 아!!!

다시 흑백의 공간.


비바람 치는 바닷가 섬 초소에 홀로 선 A가 추위에 부들부들 떨고 있다.

갑자기 흙투성이 어린아이의 시체가, 그 옆에 그 애 엄마의 시체가 나타난다.

초등학년 애는 웃통이 벗겨져 있고 목에는 겨울 내복이 감겨있다.

굉음의 사이렌 소리가 지축을 흔들고, A의 신음 소리는 더욱 커진다.


“아~하악 아~ 살려줘.”


눈을 떴지만, 칠흑 같은 어둠이 온몸을 누른다.

식은땀을 흘리며 일어난 A. 담배 냄새 찌든 여관방에서 그동안 며칠째 피곤에 젖어 잠깐 졸았는데, 역시나 악몽이었다.


지난 5월 31일 서울에서 청주로 내려와 면접을 보고 6월 첫 주부터 2달 동안 수습으로 일하게 된 A다. 4천만 원 연봉에 수습 기간 동안 월 70% 지급한다는 말만 믿고 무작정 가족을 두고 내려왔다. 월방이라는 말도 처음 들어봤다. 보증금을 낼 형편이 안 되어 100여 곳을 찾아다니다 결국 50만 원 월방 여관집에 머물게 됐다.

“하는데 까지 열심히 해볼게. 걱정하지 말고 애들하고 잘 지내. 수고“


아내와 전화를 끊고 여관방을 나오며 어두워지는 충북대학교 교정을 찾았다.

#5. 충북대학교

청주라는 곳엔 처음 와봤다. 젊은이들이 생각보다 많았고 대학교도 많아서 젊은 에너지가 느껴져 좋았다. 특히 충북대 주변 녹색 잔디와 조명에 비친 건물들. 산책 코스와 정원, 그리고 운동장은 너무나도 평화롭고 아름답게 보였다.


하지만, 사내 분위기를 접하면서 모든 것이 우울해졌다.

전기오토바이를 생산하는 업체인 줄 알고 왔는데 막상 와보니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단지 주식 관련 뭔가를 꾸미고 있는 것만 느껴졌다. 해외 전시회와 국내 전시회장만큼은 특히 신경 써서 꼼꼼히 챙기는 것이 역력했다. 가장 큰 특징은 절대적인 O회장의 권한이었다. 회사 모든 일들이 O회장 말 한마디에 그때그때 달라졌다.

어둠이 깊어져서 호수정원의 연꽃이 보이지 않았다.


‘내일 아침에 다시 연꽃을 따러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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