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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ka Oct 29. 2020

겨울소년과 여름소녀, 그리고 병 속의 편지-15

9. 사라진 겨울소년의 행방-1

가루다는 갑자기 성 안 쪽을 보고 킁킁거리더니 해나를 보고 짖었다.


“왜 그래, 가루다?”


해나는 가루다가 왜 그러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주인이 얼어버려서인지 무엇 때문인지 가루다는 소년의 동상 근처에 가지 않고 짖으면서 해나의 옷자락을 물고 어딘가 끌고 가려고 했다.


컹컹!


하지만 해나는 가루다가 뭘 말하려고 하는지 그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가루다는 성의 안 쪽에 뭐가 있다는 듯이 그쪽을 보고 짖으면서 해나의 옷자락을 물고 끌기도 하고 해나의 뒤에서 밀기도 했다.


하지만 해나가 자꾸 그 자리에서 버티자 답답하다는 듯 짖더니 성의 안 쪽으로 성을 가로질러서 뛰어갔다.


‘도대체 가루다가 왜 저러는 거지?’


가루다가 뛰어가자 해나는 가루다의 뒤를 쫓아서 따라갔다. 그곳에는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었다.


“그렇게 도망가 봤자 소용없어. 너희는 어차피 다 독 안에 든 쥐다!”


어둠의 마왕은 그들의 뒤에서 소리치며 기분 나쁘게 웃었다.


가루다는 지하로 가는 계단으로 내려갔다. 거기에는 아직 얼지 않았지만 얼어가는 사람들이 감옥 안에 갇혀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는 가루다를 알아보고 놀란 사람이 있었다.


“가루다!”


컹컹!


자신을 알아보는 주인의 소리에 가루다는 반갑게 짖었다.


그리고 다가가 창살 바깥에 서서 가루다를 향해 창살 안에서 얼굴을 들이밀고 있는 바론의 얼굴을 핥았다.


“영영 안 돌아오는 줄 알았어.”


바론은 가루다를 보고 반가운 마음에 눈물이 핑 돌았다.


어둠의 마왕에게 잡히자 바론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받으려 가루다를 보냈지만 사람을 데리러 간 가루다는 소식이 없었다.


그는 자신이 이 곳에서 다른 사람들처럼 얼어 죽겠구나 하는 생각으로 떨고 있었다.


바론은 얼어가는 손으로 가루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옆에 누워계신 어머니를 향해 말했다.


“엄마, 보세요! 가루다가 돌아왔어요!”


하지만 누워계신 어머니는 거의 정신을 잃은 듯 미동이 없었다.


가루다는 계단을 향해 다시 짖었다. 마치 누군가에게 여기 있다고 알리는 듯했다.


컹컹!


그러자 돌계단을 조심스럽게 내딛는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아무래도 가루다가 여기까지 데려온 것 같았다.


가루다는 홀로 돌아온 게 아니었다. 그들을 도와줄 누군가를 데려왔다.


살짝 불빛이 비취고 그림자가 어른거리면서 한 소녀가 계단에서 내려왔다.


“가루다? 여기서 뭐 해?”


털옷을 입고 내려오는 진한 밤색 머리에 구릿빛 피부를 한 소녀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내려왔다.


소녀는 한눈에 봐도 여기 사람 같아 보이지 않았다.


컹!


가루다가 이 쪽을 보라는 듯이 소녀를 보고 짖었다.


“어? 여기 사람들이 있잖아?”


소녀는 가루다의 옆에서 감옥에 갇혀 자기를 쳐다보는 한 소년을 보았다.


그 소년의 얼굴에는 눈썹과 속눈썹 등에 얼음이 하얗게 얼어 있었지만 처음 보는 얼굴임에도 어딘지 모르게 낯익은 느낌이 들었다.


“혹시....... 네가 바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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