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신입사원 몰골이 왜 저래?(웅성웅성)

입사 시 첫인상의 중요성

by 꿈꾸는 알

평소에는 포항에서 3시간 40분이면

도착한다는 울릉도였지만

4시간이 지나도 깜깜무소식이었다.


4시간이면 한국에서 필리핀도 비행기로 간다고요! ㅠㅠ


혹시 이 배가 일본으로 가고 있나?

이런 생각까지 들 때쯤 곧 도착한다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멀미하던 사람들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나둘 짐 챙기는 소리가 들렸다.



소리들을? 나는 지금 화장실 안에서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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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나는 몇 시간을 변기 옆에 누워서

멀미에 지쳐 굴러다니다

거의 기절한 채 도착하고야 말았다.


내가 들어갔던 칸은, 나중엔 아무도 똑똑 두드리지 않았다.


아마 이 배에서 멀미 제일 심한(+눈빛이 게슴츠레 이상한)

사람이 안에 있으니 방해하지 말자고 소문 난 듯.



"힘드시겠지만 이제는 내리셔야 합니다."


선박 승무원이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씀하셨다.

사람들이 모두 내렸지만

나는 배 멀미의 여파에 여전히 쓰러져있었기 때문.


열린 문 틈으로 보니,

다행히 일본은 아니고 울릉도가 맞는 것 같았다. 휴우~



내 짐을 찾기는 너무나도 수월했다.

짐 칸에 내 짐 하나 달랑 남아있네. 하하.

늦게 내리니 이런 장점은 있다. 굿.


내리니 울릉도의 촛대바위가 보였다.

울릉군 저동 촛대바위(밝을 때 보면 이런 모습 ⬇️)


기진맥진한 채로 짐보따리를 이고 지고 걷는데

어떤 여자분이 나를 지나쳐 다급하게 배로 뛰어갔다.


"잠시만요! 아직 문 닫지 마세요!

우리 직원 한 명이 아직 배에 있어요!!"


??????오잉. 저거 나 아닌감?


내가 제일 늦게 내렸다 보니 다들 기다리고 계셨나 보다.

나는 얼른 몸을 뒤로 돌렸다.


"앗! 저... 제가 이번에 발령받은 신입직원 알인데

혹시 저를 찾으시는 게 맞나요?"


내 목소리에 돌아본 여자분 역시 일단 뜨악하는 표정이셨다.

배에서부터 사람들이 내 모습만 보면 놀라고 있음 ;;

정작 나만 아직 거울을 못 봐 내 꼬락서니를 모른다는 사실.


"아이고, 맞아요. 보니까 배에서 고생 많았나 보네요.

(최대한 순화해서 하신 말씀)

얼른 따라오세요."









여전히 비몽사몽 한 상태로 따라가니

많은 사람들이 사진 찍는 대형으로 서있었다. 뭐지?


알고 보니 울릉도는 섬 특성상

외부에서 직원들이 배를 타고 입도하면

다 같이 나가 맞이하는 풍습이 있다고 한다.


육지에선 업무 외 시간에 이렇게 하자고 하면

직원들이 난리 가 날 텐데. 신기했다.


그나저나 '육지'라는 단어가 내 입에 딱 붙네.

도착하자마자 울릉도 사람이 다 된 걸까.


얼떨결에 인사를 드리고 단체 사진을 찍고

다 같이 저녁을 먹었다.

나는 당최 지금 뭐가 뭔지도 모르겠고

영혼까지 말끔하게 털린 넋나간 얼굴로 그냥 따라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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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힐끔힐끔 쳐다보는 직원들이 있길래

혹시 나한테 무슨 냄새가 나나 싶어 (괜히 멀미하고 찔려)

내 옷을 킁킁대보기도 했다.


당시 그 자리에 있었던 직원에게 몇 달 뒤 들으니,

많은 사람들이 내 산발 머리와 허옇게 질린 얼굴을 보고

적잖은 충격을 충격받았었다고 한다.


사람 눈이 그렇게 풀려있는 건 살면서 처음 봤다고...하하.


나중에 사택에 가서야 거울을 봤는데.

"엄머나!!!! 이게 사람이야 물귀신이야!!"

내 몰골에 너무 놀라 거울을 던져버렸다는.


12월의 무시무시한 울릉도 입도기는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겨울파도야. 신고식 아주 잘~겪었단다.





여기서 신규직원에게 드리는
실제 경험 직장 팁!



소개팅에서 첫인상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

들어보셨지요?

직장 입사 시에도 그 룰은 적용됩니다.


면접 때의 이미지로 저희 신입을 한동안 판단했었다는

상사분도 계셨어요.


저는

'멀미 대참사의 산발머리로 코를 박고 킁킁대는 강아지'

첫인상 이미지가 되어 회복한다고 노력 많이 했습니다.


첫인상이 좋지 않아도 그 후, 반전으로 성실해진다면

더 좋을 수도 있다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만약에 그 이미지를 못바꾸게 되면?

"봐봐, 걔가 처음부터 좀 이상했잖아."

이렇게 되는걸 보았습니다.


근무해보니 직장이란 뒤에서 말이 많은 곳이더라구요.


그러므로 이왕 내가 입사하는 직장이라면

부서 배치, 인간관계, 커리어 등에

도움이 될 수 있게

좋은 첫인상으로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밝은 미소로 웃고

인사를 잘하고 이런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첫인상을 심어주실 수 있답니다.





이렇게 나처럼 겨울에 울릉도에 간다면

꼭 챙겨가야 할 겨울 필수템이 있다.

내 캐리어에 뭘 챙겼을까?


<코너 속의 코너! 왓츠 인 마이백!> 두둥.


1. 방한 장화

울릉도에는 눈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이 오고

그늘이 많아서 잘 녹질 않는다.

이게 울릉도 겨울 골목.

이런 곳을 운동화로 걷는다면? 양말이 폭삭 다 젖는다.


'눈 안 밟을 건데~'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


울릉군에서 제설작업을 하지만,

하고 나면 눈이 오고, 하고 나면 또 눈이 오는

도돌이표 겨울 날이라 절대 눈을 피할 수가 없음.


2. 아이젠

신발에 감는 체인. 겨울에 등산 갈 때 주로 사용하는데,

울릉도는 평지가 거의 없고 동네도 등산 코스이다.


그러므로 아이젠 없이는 하루에 몇 번씩 꽈당.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고 외출한 날이 하루 있었는데,

그날 나는 엉덩방아 찧기의 달인이 되어 있었다.





오늘의 울릉도 정보

✔️차를 배에 싣고 올 수 있지만 겨울에는 추천하지 않아요.

꼭 한 겨울에 운전을 해야 한다면, 차바퀴에 스노우 체인을 장착하시길 바랍니다.

제설작업을 한 울릉 중심가인데도 눈이 오면 이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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