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을 책을 쌓아두고 바라보니 흐뭇하다. 읽을 책이 있다는 건 너무나 행복한 일이다. 나에게 책을 읽는 건 보물 찾기와 같다. 혹은 낚시가 이런 느낌일까? 책 속에서 주옥같은 보물을 건질 때마다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4월 21일은 나의 생일이다. "생일 선물로 남편이 뭐 해줄까?"라고 넌지시 물어보는데 나의 대답이 가관이었다.
"책 30권을 갖고 싶어." 이 말에 남편은 흔쾌히 30권의 책을 결제해주었다. 책이 집에 도착하는 날 너무 설레어서 토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책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언제 올까? 오전에 오면 좋을 텐데 오후에 와도 괜찮아. 아니야, 오늘만 와줘 하며 하루 종일 책이 오기를 기다리다. 오후에 책을 마당에 배송했다는 문자에 얼른 달려가서 책을 들고 집에 왔다. 30권의 책이 들어있어 책 상자는 엄청 무거웠지만 발걸음은 가벼웠다. 책들을 책상 한구석에 쌓아두고 흐뭇하게 바라보니 옆에 있던 강아지가 꼬리를 살랑살랑 흔든다. 내가 행복해 보이나 보다.
생일 선물로 받은 책이라 오래 두고 읽고 싶어서 열심히 독서 스케줄을 짠다. 이 책은 어려우니 한 달 동안 나눠 읽고, 저 책은 짧으니까 새벽에 다 읽어버려야지. 콧노래를 부르며 독서 스케줄을 짜고 나니 20일이면 이 책은 다 읽히고 만다. 주말을 제외하고 나면 한 달 동안 읽을 수 있게 되었다. 한 달 만에 다 읽기엔 아쉬우면 또 읽으면 된다. 이것이 책의 매력이다. 책은 다시 읽으면 또 다른 생각이 나를 지배한다. 전에는 앞의 문장이 눈에 들어와 내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면 며칠 뒤 읽으면 그 뒤의 문장이 내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내가 놓인 상황과 내 기분에 따라 책은 나에게 다른 메시지를 전달해 준다.
이 책들은 나에게 어떠한 문장으로 나를 설레게 할까? 나에게 정신 차리라는 비수를 꽂을까? 아님 넌 잘하고 있어 하는 격려를 해줄까? 아님 새로운 도전을 하라는 조언을 줄까?
이 설렘을 안고 나는 책을 한 장 한 장 넘긴다. 책은 나에게 무엇을 말해 줄까? 책이 주는 생일선물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