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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eamingliz Mar 24. 2024

무질서 속에 질서

30대의 시선에서 일상 톺아보기

무질서 속에 질서


무언가를 해내야 한다는 강박에 쫓길 때가 가끔 있다.

무질서를 질서로 바꿔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힐 때가 있다.


일상의 작은 목표를 조금씩 이루며 나아왔던 그동안의 삶들이지만

학창 시절 때는 대학 진학이라는 큼직한 목표가, 대학 시절에는 취업이라는 대업이 항상 목표로 자리 잡았던 탓에 이것을 모두 이루었다고 생각 드는 이 시기에 내게 조급함이 생기는 탓이다.

세상 속에서 답을 찾기가 마냥 쉽지 않다. 누구도 자신의 삶의 방향을 이렇다 할 만큼 명확하게 답할 수는 없겠지. 끊임없이 내 삶 속에 생기는 구멍과 균열 속에서 그리고 운과 우연이 사건과 사고가 계속되는 이 혼돈 속에서 의미를 찾고 질서를 세우기는 그 누구에도 마냥 쉬운 것이 아닐 테니까.

그 안에서 우리로서 함께 서는 것만이 아닌 나로서 바로 서야 하는 것이라면 그 누구에게나 희뿌연한 안개앞일 것임에 분명하다. 그러니 불안해하지 말고 답답해하지 말고, 내가 정확한 답을 찾아낼 것이라고 오만한 판단을 하지 말고, 하루하루 그저 최선을 다하며 기도하며 나아갈 것.

그게 지금껏 내가 내린 일말의 방법이다.


패션의 완성은 자신감이 맞구나


봄이 되니 입고 싶은 옷들이 많아진다. 입고 싶은 옷이 많아지지만 혼자서 척척 매치할 자신은 없기에 남들은 어떻게 입었나 자연히 찾아보게 된다. 보다 보니 자연히 유행하는 옷이 예뻐 보이고 남이 입은 걸 보면 어느샌가 따라 입고 싶어 진다.

하지만 입기도 전에 구입하기도 전에 괜히 기가 죽게 되는 옷들이 있다. 당당하게 소화하지 못하고 거울 앞에서 움츠러드는 괜히 옷 끝자락을 부여잡는 나를 먼저 떠올리는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자신감이 떨어지냐라고 하면, 내가 찰떡같이 소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옷을 보면 또 금세 이걸 입고 나들이를 가고 결국에는 화사하게 프로필 사진을 바꾸는 것까지 상상하는 나를 보게 된다.

참. 그래서 패완얼이 아니라, 패완몸이 아니라, 패완자신감인거구나.


그럼에도 이 이야기를 들어준 남편에게서 '어울리지 않은 것이 아니야. 그냥 어색해해서 그런 거지.'라는 말에 자신감을 얻어 한번 새로운 스타일을 도전해볼까 한다. 그래, 자신감만 조금 채운다면 나도 잘 소화해 낼 수 있어하는 마음으로.


틈을 비집고 들어오다.


가족 간의 화목을 잘 지켜내어야 한다는 말씀 안에서 은근히 자긍했던 오전의 나를 떠올려 본다.

이만하면 잘 해내고 있다고, 물보다 진한 혈육을 귀이 여기며 아웅다웅 가족과 더불어 잘 살아오고 있다고,

나는 이 말씀에는 벗어남이 없다고 그리 자신했더랬다.


그러고 나서 바로 오후의 나는 문을 쾅 닫고 부모님과의 대화를 끝냈다.


속상함이 넘쳐흘러서 내가 한 행동이 이 대화에서 어떠한 도움도 주지 않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음에도 감정에 앞서서 그리 행동했던 것이다. 동시에 내가 오전에 자신했던 마음을 떠올렸다.

드러낸 오만함에, 틈새를 비집고 들어온 불행이 마음에 남았고 괜스레 부끄러웠다. 민망했다.

흘려듣지 말아라는 음성일까, 조금은 아프게끔 들려온 음성에 내 교만한 마음을 내려놓고 순종한다.

등등했던 그 기세에 속아 소홀히 여길 있는 모든 것들을 다시 되돌아보라는, 노력하라는 말씀으로 여기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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