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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부부의 에겐남 테토녀

일상의 이해

by 꿈기획가

요즘 신조어인 에겐남, 테토녀가 많이 사용되기 전부터
나는 내가 테토녀임을 알고 있었다.
몸에 남성호르몬 수치가 높으면 드러나는
신체적 특징이 있는데 거기에 내가 부합했기 때문이다.
검지보다 약지가 길고,
엄지발가락보다 둘째 발가락이 더 긴데
남성호르몬에 더 많이 노출되었을 때
이러한 신체적 특징이 나타난다고 한다.
그저 ABO 식 혈액형 특징처럼
재미로 보는 거라 생각했는데
나름 과학적 근거가 있는 것도 있다.

◇검지보다 약지 길면 남성호르몬↑
약지와 검지의 길이가 성호르몬과 관련이 있다는 건 어느 정도 사실이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분비량이 많으면 약지가 길고, 적으면 검지가 길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노르웨이 연구팀이 미국과 영국에 거주하는 600명의 남녀를 분석한 결과 연구 테스토스테론에 많이 노출된 사람은 검지보다 약지가 길고 운동신경 및 길이나 방향을 찾는 공간지각 능력이 뛰어났다. 반대로 테스토스테론에 적게 노출됐을 경우, 검지가 약지보다 길고 운동신경은 다소 떨어지지만 언어적 기억력은 뛰어났다.


암튼 나 스스로도 테토녀라 생각한다.
그리고 회사 동료들도 테토녀가 많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남편은 에겐남인듯.
결혼하기로 결정하고 궁합을 봤을 때도
그런 말을 했다.
남자 여자 바뀌었어도 좋을 팔자라고 ㅎㅎ

나름대로 정의한 테토녀의 특징은
육아휴직 기간이 몸도 힘들지만
정신적으로 힘들다는 것이다.

육아는 명확하게 정의하기 힘든 모호한 영역이 많고
절대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으며
예측이 되지 않고
내가 열심히 노력한다고 해서
노력에 비례한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하루 종일 바쁘게 움직였지만
나는 생산적인 일을 하지 않았다는 느낌.
남들은 앞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는데
나만 뒤처지고 잉여인간이 된 듯한 자괴감은
우울증이 이런 건가 느끼게 했다.
퇴사가 아니라 휴직이라는 것이,
내가 돌아갈 자리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웠던가.

반면 에겐남인 남편은 육아휴직을 매우 즐겼다.
아이 등교시키고 하교할 때까지
그 시간 집에 있는 것도 좋고,
부모 중 한 명이 집에 있음으로 인해서
집안 분위기가 안정적인 것도 좋단다.
아이가 하루하루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고
본인이 만든 요리를 가족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보람차다고 했다.
집안을 예쁘게 꾸며서 집을 방문한 손님들이
칭찬해 주는 것에도 성취감이 느껴진다고 했다.
듣고 보니 천상 주부일세.

세상에 맞다 틀리다가 있을까.
이제 누구의 시선과 평가가 신경 쓰일 나이도 아니고
그런 나임을 배우자임을 받아들이고
내 마음이 편한 것이 최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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