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끝나간다. 도시를 여행할 때마다 늘 빼먹지 않는 코스 중 하나가 전망대다. 멕시코 시티의 스카이라인은 높지도 복잡하지도 않다. 그래서 초고층 빌딩이 아님에도 라틴 아메리카 타워는 타 도시의 어떤 전망대보다 더 훌륭한 도시뷰를 제공한다. 45층 182미터 높이의 이 빌딩은 한동안 남미 최고층 건물이었다.
이 빌딩에서는 발아래로 바라보이는 풍경들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그러면서도 주변에 시야를 방해하는 높은 건물이 없어서 멕시코 시티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기도 한다.
타워의 로비에 도착하니 입장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긴 줄을 만들고 있었다. 전망대에서 일몰을 보겠다는 일념으로 달려왔는데 과연 해가 지기 전에 올라갈 수 있을지 걱정스러웠다. 다행히 생각보다 줄이 빨리 줄어들었고 기다린 지 삼십 분 만에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었다. 입장할 때 손목에 보라색 종이띠를 채워주는 것이 꼭 놀이동산에 온 것 같아서 재미있었다. 전망대로 올라가니 해가 저물기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 있었다. 안전펜스가 유리가 아닌 구멍이 넓은 철망으로 되어 있어서 사진을 찍기가 좋았다. 발 디딜 틈 없이 많은 인파들이 좁은 공간에 가득했지만 한 포인트에 오래 머무는 사람들이 없어서 사방의 모든 포인트에서 촬영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남녀, 남남, 여여 커플들이 많이 눈에 띄었는데 노을을 만끽하는, 전망대에서의 데이트는 오랫동안 그들에게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미드 맨하탄의 그리니치 거리가 떠올랐다.
마지막으로 보는 소깔로 광장의 멕시코 국기. 다시 보게 될 수 있을까?
소깔로 광장의 인부들.
라틴아메리카 타워 전망대로 향하는 길.
노점상도,지나치는 사람들도 서로 무심하다.
멕시코의 캐러비안 해적들.
멕시코에서 백파이프라니.
주말이어서인지 사람들이 많았다.
가위손.
아케이드 안에도 인파들이 넘쳐난다.
드디어 전망대에서.
어느 전망대이든 딱 이 시간에 올라와야 참맛이다.
바로 아래로 보이는 문화예술궁전.
하카란다의 보랏빛으로 아로 새겨진 멕시코 여행.
멕시코 연인들의 과감한 애정표현은 늘 인상적이었다.
입장할 때 저 보라색 띠를 채워줌.
그러고 보니 택시도 보라색.
찬찬히 멕시코 시티의 곳곳을 굽어봤다. 내려다 보이는 장소 하나하나가 어디인지, 내가 다녔던 곳들이 어디에 있는지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었다. 시티를 내려다 보면서 이번 여행을 처음부터 다시 떠올려 봤다. 새벽 공항의 외롭고 쓸쓸했던 느낌, 독감으로 인한 기관지염, 너무나 황망했던 두 번의 소매치기, 카메라를 향해 미소 짓고 손 흔들어 주던 멕시코 사람들, 학생들에게 열려있던 모든 박물관들, 저렴해서 좋았던 시티의 대중교통, 디에고 리베라와 프리다 칼로의 이야기들과 그 그림들, 길거리 음식들, 소깔로 광장에서 만난 사람들, 누구에게나 열려있던 대통령궁, 찬란한 아즈텍 문명과 식민치하의 아픔을 간직한 스페인 건축물들 그리고 하카란다의 보랏빛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