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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ng Dec 10. 2020

트리니다드 내려다 보기

트리니다드의 랜드마크. 혁명역사박물관 종탑 전망대.

독일인 대지주 칸테로의 집. 현재 혁명 역사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으나 박물관보다는 트리니다드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로 더욱 각광받는 트리니다드의 랜드마크. 래 이 집은 Borrel family의 저택이었다가 나중에 독일인 칸테로의 소유가 되었다. 칸테로는 어느 노예 무역업자를 독살하고 그 부인과 농장을 가로채서 대지주가 되었으나 결국 그 자신도 미스터리한 죽음으로 생을 마쳤다고 한다. 한 끝은 있어도 악한 끝은 없다는 말이 새삼 떠오른다. 세상의 모든 악한 자들이여 이제라도 부디 회개하시라!

이 도시의 석양과 전망은 여기에서 보기로 했다. 마침 방문한 시간이 그랬다. 이곳에서 하루라도 더 머물 수 있었다면 동쪽 언덕 끝으로 올라가는 것도 좋았겠지만 내게 주어진 기회는 단 한 번. 나는 이 전망대를 선택했다. 종탑 전망대에 오르기 위해서는 1 cuc을 내고 박물관에 입장해야 했다. 의자가 한없이 작아 보이던 빨간색 티를 입은 여인은 졸다가도 인기척을 듣고 잠시 깨서 돈을 받고 자리에서 동도 않은 채 다시 잠 들었다. 탑으로 올라가기 위해 좁은 나무 계단을 이용해야 했다. 중간에 잠시 테라스에서 바라 보이는 뷰를 즐기고 다시 종탑으로 올라갔다. 시원한 산들바람이 동그란 통창으로 훅 불어왔다. 나를 빼놓고 관람객들 대부분 커플이었다. 바람이 여인들의 머리카락을 들어 올릴 때 문득 ’냉정과 열정사이’에 나왔던 두오모 성당, 조토의 종탑과 피렌체의 풍경이 떠올랐다. 남녀의 썸 씬으로 그만한 게 있었을까? 내 뺨을 스친 바람이  여인의 머릿결을 들어 올리 마침내 드러난 그녀의 목선, 그녀의 옆모습과 시선을 따라 같은 곳을 바라보는 그 설렘이란... 트리니다드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피렌체의 종탑과 비슷한 전망대도 있고 '로마의 휴일' 스페인 계단 같은 곳도 있다. 멋진 연애 소설의 배경 같은 도시다.


종탑에서 서쪽으로 카리브해가 보인다. 이제 해가 떨어지는 시간. 하루 종일 구름에 가려서 얼굴 보기 힘들었던 햇님이 빼꼼히 얼굴을 내미려고 한다. 그때 빛 내림이 펼쳐졌고 그 햇살이 바다에 닿아 물고기의 비늘처럼 반짝거렸다. 트리니다드의 이름은 트리니티 즉, 삼위일체로 부터 나왔다. 트리니다드의 종탑에서 바라보는 빛내림이 얼마나 Holy 하게 느껴졌는지. 게다가 오늘은 일요일. 그렇게 나는 잠깐 이 시간에 대한 의미 부여를 하며 멍을 때렸다.


가끔 나는 이 석양을 보려고 돌아다니는 건가 싶을 정도로 해질녘 풍경에 매료된다. 날이 흐려서 트리니다드에서는 석양을 못 보는 걸까 했었는데 다행히 오후부터 해가 비쳐서 노을을 만끽할 수 있었다. 감사한 마음이다.



박물관 입구에서 돈 받는 아주머니.
세상 편한 자세로 근무하고 계심.
종탑에서 연결되는 테라스.벽돌바닥인데... 방수는 잘 되나?
스패니쉬 기와 지붕.
그림자를 보니 대략 네 시쯤 됐네!
뒷 마당을 야외 카페로.
저곳에서 바라보는 이쪽 뷰가 멋있겠지?
네 이름이 뭐냐?무슨 꽃이냐?
기와 지붕과 파스텔 색으로 칠해진 건물들.
루프탑 카페.
바라 보이는 모든 것이 작품이다.
덩그러니 남아있는 흔들의자.
종탑에서 북쪽으로 이어지는 골목.
마요르 광장과 대성당이 보인다.
종탑으로 올라가는 계단.
종탑의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
종탑에 걸려있는 종.
트리니다드의 북서쪽 풍경.
트리니다드의 남서쪽 풍경.
트리니다드의 동쪽 언덕.
사진 찍는 여인.
위에서 보니 역시 길 가운데 돌은 중앙차선 이었네.
마차가 지나가는 골목. 수 세기 전으로 돌아가 있는 듯.
전망대의 연인들.
얼룩덜룩한 스페니쉬 기와 지붕.
전망대의 연인들 2.
종탑의 창은 액자가 된다.
네모난 액자 속에 카리브해가 있고 그 위로 빛이 쏟아진다.
트리니다드의 마차.
사진 작가?
트리니다드의 북쪽 풍경.
빛이 카리브해에 쏟아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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