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와 여자는 빌딩을 나와 도시의 거리를 걷기 시작했다. 서울의 밤은 온통 불빛으로 가득했고, 바람은 부드럽게 이 둘을 감쌌다. 어린 왕자는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놀라움에 눈을 반짝였다.
“여기도 별이 있어요!”
그가 가리킨 것은 하늘이 아니라 거리 양쪽의 화려한 가로등과 네온사인이었다. 여자는 어린 왕자의 반응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건 별이 아니야. 사람들이 만든 빛이야. 서울은 낮에도 바쁘고, 밤에도 환한 도시야. 그래서 사람들이 ‘불야성’이라고 부르기도 해.”
“불야성?”
어린 왕자는 그 단어를 천천히 따라하며 물었다.
“밤인데도 낮처럼 밝다는 뜻이야. 서울은 사람들이 언제나 바쁘게 움직이는 곳이라 밤에도 잠들지 않는 도시라고 해.”
어린 왕자는 그녀의 말을 듣고 잠시 멈춰 서서 거리를 바라보았다. 차들이 끊임없이 달리고,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목적지를 향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모두들 어디로 가고 있는 거예요?”
“각자의 삶으로 가는 거지. 누군가는 일을 끝내고 집으로, 누군가는 친구를 만나러, 또 누군가는 새로운 꿈을 향해 가고 있을 거야.”
여자는 아차 싶었다. 하지만 이제 어린 왕자가 자신이 어릴 때 읽었던 어린 왕자 소설 속의 주인공이라 확신하자 평소와는 다른 어휘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어린 왕자가 고개를 갸웃하자 이어 말했다.
“사람들은 저마다 꿈을 가지고 살아가거든.”
여자는 확신에 가득차자 좀 더 철학적인 대화로 어린 왕자를 유도 했다.
“그럼, 서울은 사람들이 꿈을 꾸는 곳이군요.”
여자는 그의 순수한 해석에 잠시 멈춰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 서울은 꿈을 이루려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기도 해. 이곳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수도야.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도시지.”
“대한민국은 또 어디에 있어요?”
여자는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며 설명했다.
“지구라는 행성에 있어. 지구는 너도 알다시피 아주 큰 별이야. 여기에는 수많은 나라들이 있고, 대한민국은 아시아라는 지역에 속해 있어.”
“아시아는 어떤 곳이에요?”
“아시아는 가장 넓고 사람이 많은 대륙이야. 중국, 일본, 인도, 그리고 우리나라 같은 나라들이 아시아에 있어. 사람마다 생김새도, 언어도 다르지만, 같은 하늘 아래서 살아가고 있지.”
어린 왕자는 여자의 설명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대한민국과 서울은 아시아에서 특별한 곳인가요?”
“맞아. 어쩌면 지구에서 가장 특별한 나라라고 할 수 있어. 대한민국은 전쟁 후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나라 중 하나야.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고, 서로를 도우며 지금의 모습을 만들었어.”
어린 왕자는 그녀를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그럼, 서울은 정말 대단한 곳이군요. 여기 사람들이 모두 별처럼 빛나고 있어요.”
그 순간 여자는 그의 말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깨달으며 미소 지었다.
“그래, 서울의 사람들은 별처럼 빛나고 있어.”
여자는 무척이나 놀랐다. 그동안 그런 생각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저 일이 바쁘고 하루하루 살기에도 힘들었기에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시간이 없었다. 특히 생각의 여유가 없었기에 어린 왕자가 하는 말이 무척이나 특별했다. 사람들이 별처럼 빛나고 있다는 말에 자신도 모르게 울컥했다. 울음이 나오려는 것을 겨우 참았다. 아이 앞에서 울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서울에 대해서 알고 싶지 않니?”
“알고 싶어요. 사막에서 만난 아저씨도 전쟁에 대해 말을 했어요.”
“사막에서 아저씨도 만났고 그 아저씨가 양도 그려줬지?”
“맞아요.”
“그 아저씨가 이미 너에 대한 이야기를 책으로 썼기에 전 세계 사람들은 이미 너를 알고 있어.”
“정말요? 어떻게요?”
여자는 갑자기 흥분하며 말을 이었다. 여자가 어디서부터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잠시 걸음을 멈추자 어린 왕자는 재차 물었다.
“왜 내 이야기를 사람들이 알고 있어요? 내가 사막에서 만난 아저씨의 이야기요.”
여자는 그제야 정리가 되었는지 어린 왕자를 내리 보며 말했다.
“그 아저씨가 네 이야기를 세상에 전했거든. 그는 너를 만나고 너무 감동해서 너와의 이야기를 책으로 썼어. 그 책은 전 세계 사람들이 읽고 사랑하는 이야기가 되었지.”
“그 아저씨는 누구에요?”
“그 아저씨는 프랑스 사람이고 이름은 생텍쥐페리야. 그는 작가이자 비행기 조종사였어.”
“프랑스는 어디에요?”
여자는 다시 손으로 방향을 가리키며 설명했다.
“프랑스는 유럽이라는 지역에 있어. 멀리 있지만, 아주 아름다운 나라야. 그곳에는 에펠탑이라는 커다란 탑도 있고, 사람들이 예술과 문화를 사랑하는 곳이지.”
어린 왕자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조용히 말했다.
“그 아저씨는 나를 기억하고 있었구나. 나는 그가 얼마나 바쁜지 알고 있었는데, 그래도 나와의 이야기를 남겼다니 신기해요.”
여자는 어린 왕자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네가 얼마나 특별한 존재인지 알았던 거야. 그래서 세상 사람들에게 너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던 거지.”
어린 왕자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여자를 바라보았다.
“그럼, 이제 사람들은 모두 내 이야기를 아는 거에요?”
“맞아. 네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소중한 가르침을 주었어. 네가 길들임, 사랑, 책임감에 대해 가르쳐줬거든.”
“그럼 이제는 내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야겠어요.”
여자는 그의 순수하고 따뜻한 말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 사람들은 너처럼 누군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를 원할지도 몰라.”
여자는 어린 왕자의 손을 꼭 잡았다. 이 동화 같은 이야기의 주인공이 자기가 된다는 사실이 너무나 상상밖이었기에 어린 왕자의 손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