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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겨리 Nov 16. 2024

고요

시를 쓰고 느낌을 적었다.

- 고요 - 


수 없을 소란이

하나의 침묵이 되는

고요 속에 잠겨 있다.


침묵이 아름다워라.

고요가 노래 이어라.

이 고요 안에 네가 있어라.


빈틈없는 여기 가만히 있으면

더듬고 더듬어

따라서 따라가 

어느덧 너에게 


끊이지 않기를

이어져 잇기를

소란스런 고요에서

갈대처럼 흔들리다

나무처럼 서고 싶다.


너는 고요하고 나는 소란하다.

고요할 때 고요할 수 없었다.

고요해서 난 고요할 수 있었다.

너는 소란하고 나는 고요하다.




고요한 시간이 있어야 한다.

외로운 시간이 아니라 고독한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시간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내면을 정리해 주고 휴식을 주는 역할을 한다

분주함 안에만 있으면 삶도 정리되지 않고 분주해진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되고 싶은 나를 만든다.

아무것도 없는 시간이 많은 걸 가지고 있다.

하지 않는 시간이 하고 있는 시간이란걸 알게 될 때 시간이 내게 다가온다.


새벽시간과 이른 아침 사이의 조용한 시간이 좋다.

여명이 막 밝아오기 전의 시간이라고 할까

가만히 글을 쓰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나만의 시간을 갖는 이때가 나를 만들어 주었다.


이 시간을 들여다보면

내 주위는 너무도 조용하지만 

내 안에서는 너무나 많은 말로 시끄럽다.

나는 나에게 끊임없이 조잘거린다.

나에게는 나만 들리는 시간이다.


그리고 이 고요 안에는 항상 누군가가 있어서

나로 시작한 글은 어느새 그 사람에게 향하고 있다.

그렇게 고요에서 우리는 이어지는 것이다.


매일매일 갈대처럼 흔들리는 하루 안에서

나무처럼 꿋꿋하게 서고

바위처럼 굳건한 것은

이런 조용한 시간이 있어서일 것이다.


이런 시간이 인생이란 걸 말해준다.

고요한 시간은 나를 보듬어주고 살펴준다.

고요는 내게 약이고 손길이며 담요처럼 포근하게 덮어준다.

고요가 없었다면 난 고요하지 못했을 것이다.





#고요 #새벽 #갈대 #나무 #매일글 #일상시 #시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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