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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무열 May 12. 2022

단순포진과 항바이러스제

포진이 생기면 약을 드세요.

“어? 입술이 텄나? 느낌이 이상한데?”

진료 보고 있는데 갑자기 좌측 입술 쪽 느낌이 이상하다.

약간 따가우면서 불편한 느낌. 습진이 생긴 건가.

거울을 보니 입술 옆으로 빨간 수포가 포도송이처럼 생겨있다.

"요즘 피곤하더라니 또 단순포진이 생겼네."

최근 육아와 업무, 여러 가지 사건들로 피곤하던 상황이었다.

단순포진 환자들이 오면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도록 처방해왔지만, 막상 나는 바쁘다는 핑계로 먹지 않았었는데 아이한테 옮길 수도 있다는 생각에 이번엔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해보기로 했다.


단순포진 치료제로는 DNA  바이러스의 합성과 복제를 억제하는 아시클로버와 아시클로버의 흡수율을 높인 발라시클로버, 아시클로버보다 반감기가 긴 팜씨클로버가 있는데, 아시클로버와 발라시클로버가 보험 적용이 되기 때문에 두 약물을 주로 처방한다.

아시클로버의 경우 200mg을 1일 5회, 5일간 복용해야 하고, 발라시클로버의 경우 2000mg, 즉 4알을 12시간 간격으로 2번 복용한다. 복용법은 발라시클로버가 훨씬 간편하다.


항바이러스제 복용의 경우 증상이 나타나자마자 최대한 빠르게 먹는 게 중요하며, 72시간을 넘기면 안 된다.

아무래도 약의 기전이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하는 방식이다 보니 바이러스가 충분히 증식한 이후에는 별로 효과가 없고, 자가 면역으로 이겨내야 한다.

 역시 증상을 알아채자마자 바로 처방하여 복용하였고, 약을 먹지 않았을 경우보다 훨씬 염증도 덜하고 회복도 빨랐다. 단순포진이 아주 자주 발생하는 경우라면 미리미리 항바이러스제를 처방받아 두는 걸 추천한다.


간혹 아시클로버 크림을 바르는 경우도 있는데, 흡수율이 너무 떨어져서 효과가 별로 신통치 않은 데다가, 연고에 의한 접촉피부염이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추천하지 않는다.


수포 병변이 잘 아물게 하기 위해서는 항생제를 경구 복용하거나 연고로 도포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여담으로 항바이러스제에 내성이 생기지 않을까 궁금할 수 있을 텐데, 결론적으로 약제 내성 바이러스는 생길 수 있지만 치료와 면역에 의해 소실되고, 다음번에 감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기존에 잠재해있던 내성이 없는 바이러스가 재감염되는 것이라 내성이 의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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