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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관 Oct 19. 2020

7번 국도 [3]

를 따라서 죽 올라가다 보면


 지인은 3차로 나를 다른 식당으로 데리고 갔다. 간판도 없었다. 거기서 지인은 전어를 달라고 했고 제대로 된 접시에 담겨 나오지도 않았다. 하지만 전어는 가을 전어만큼 기름을 가득 머금고 있었고 맛있었다. 너, 비린내 나는 거 좋아하잖아, 많이 먹어.라는 지인의 말에 나는 전어를 국수처럼 먹었다. 지인은 닭집에서도 닭을 거의 먹지 않고 소주만 마셨다. 여기서도 소주만 계속 마셨다.


 나쁜 나라는 아닌데 그렇게 여기게끔 만들어가는 사람들 때문에 점점 나쁜 나라라고 편들게 돼. 맑은 물은 정화작용이 있지만 흐를 때만 그렇다는 거야. 고여있게 되면 고여있으면... 지인은 뒤의 말을 잇지 못했다.


 장애인은 장애가 있는 것일 뿐이지 정상인이 아닌 것이 아니야. '장애가 없는 사람이, 장애가 없어야 정상인'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보면 할 말이 없어. 그런데, 그런데 말이야 세상에는 그런 사람 천지야. 장애인이 비정상인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어. 비장애인이지만 비정상인 사람을 우리는 많이 봐왔지만.... 장애인이지만 정상인보다 더 정상인처럼 살다 간 사람도 많이 봤단 말이야.


 지인은 전어를 거의 먹지 않았다. 소주만 두 병, 금세 마셨다. 저러다가 정말 쓰러질까 두려웠다. 지인은 2급 장애인이다. 회사를 다니다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늘 비정상 인으로 취급받았다.


 정상인이란 무엇인가. 정상은 비정상의 반대지만 장애인이 비정상이라는 말은 아니다. 나도 그런 것쯤 잘 알고 있다. 지인은 그 길로 회사를 관두고 작은 어촌의 마을에 틀어 박여 글을 쓰고 있다. 아마도 장애인에 대한 글을 쓰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도 나와는 대체로 이야기가 된다는 지인은 술을 많이 마셨다. 누구나 술을 많이 마실 때가 있다. 그럴 때 그 사람의 이야기를 진지하고 꾸준하게 들어주는 것이다. 도대체 정상, 비정상은 누가 구분 지어 놓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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