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교관 Apr 28. 2021

노르지안느 우드

하루키 소설


우리나라에 하루키가 알려지게 된 계기가 소설 ‘노르웨이 숲’인데 미국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노르지안드 우드’를 시발점으로 하여 많은 하루키의 소설이 미국으로 번역이 되어 들어갔다.


미국은 같은 책이 문고본과 양장본으로 나온다. 문고본으로 마구 들고 다니며 읽다가 어? 이 책은 완전 나의 스타일이야,라고 생각되면 두껍고 질 좋은 양장본으로 구입하여 소장을 하게 된다. 그래서 책에 대한 느낌? 의미? 같은 것들이 우리와는 좀 다를 수 있다.


격정적이고 피 같은 이 붉은색의 표지는 아마도 나오코를 의미하지 싶다. 나오코가 붉은 피 같은 존재라면 미도리는 이름처럼 대책 없는 녹음의 싱그러운 존재다. 그리하여 아마도 최근의 ‘노르웨이 숲’의 표지는 붉은색과 녹색의 보색이 책 표지를 채우고 있는 것 같다.


문고본의 영문판 ‘노르웨이 숲’의 책 표지는 마치 키즈키의 죽음 후 파도가 몰아치듯 스무 살이 되어 버린 와타나베와 나오코의 목적지도, 결말도 없이 걷는, 영혼 없이 어떤 의식을 치르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주인공 와타나베는 나오코에 더 기대고 있다. 그리하여 나오코의 닿을 수 없는 붉은 우울에 빠져들어가는 것을 정화시키는 사람이 맑고 투명한 미도리다. 하자만 우울이란 밝음 속에 숨어 있는 우울이 더 단단하고 크고 위험하다. 물이 너무 맑으면 물고기가 살지 못한다. 미도리는 그런 투명함으로 몸을 채우고 있다.


사실 ‘노르웨이 숲’ 속 미도리는 현실감은 제로다. 소설 속에서나 나올 법한 인물이다. 그래서, 그리하여 더더욱 사랑스럽다. 붉은 피로 온통 세상이 덮이려 할 때 미도리 하나 만의 존재로도 와타나베는 살아갈만하다고 느꼈을지도 모른다. 대책 없이 어른이 되고 보니 행복하게 잘 지내기보다 불행하지 않게 잘 견뎌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소설은 그 의미를 내게 알려주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애프터 다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