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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관 Apr 24. 2021

변이 하는 세계와 이변의 사람들 433

14장 6일째

433.


 카페의 주인이 마동에게 커피를 한 잔 더 건넸다. 따뜻한 커피였다. 커피의 좋은 향이 났다. 마동은 주문하지도 않았는데 왜?라는 눈빛을 보였다.


 “제가 한잔 드리는 겁니다. 비 덕분에 아침에 내린 커피를 당일 소모를 하지 못하면 버려야 할 판입니다.”


 마동은 그렇군요.라고 하고, 잘 마시겠다고 인사를 건넸다.


 “꽤 능력이 좋으신 분 같아서요”라고 카페의 주인은 마동에게 말을 했다. 능력이라는 말을 갑작스레 들으니 마동은 능력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제대로 파악하기가 힘들었다. 가늠되지 않는 수치처럼 ‘능력’이라는 말이 마동의 머리 위에 둥둥 떠다녔다.


 카페의 주인이 나의 능력을 어떤 식으로 알고 있다는 것일까. 주인의 생각을 들여다볼까. 아니다 그러지 않기로 했다. 이제 타인의 의식 속을 엿보는 것은 의미가 없다. 눈앞에 서 있는 카페의 주인은 내가 회사에서 하는 일에 대해서 아는 것일까. 아니면 변이를 눈치챘다는 말인가. 만약 나의 변이를 알고 있다면 그것을 능력이라고 불러야 하는 것일까.


 마동은 카페의 주인이 던진 한 마디에 많은 생각들이 오고 갔다.


 “오셨을 때 아주 아름다운 여성분을 두 시간이나 기다리게 하셨잖아요”라며 카페 주인은 풍모답게 웃었다. 아, 역시 는개를 말하는 것이었다. 마동은 카페 주인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 여성분은 전혀 지루해하지 않았습니다.”


 카페의 주인은 아닌척하며 카페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다 보고 있었다.


 “이상하게 생각하지는 말아주세요. 손님의 여성분을 훔쳐본 건 아니니까요. 저 안에 서 있으면 손님들의 모습을 주시하면서 부족한 점이 없나를 확인해야 합니다”라고 카페의 주인은 마동을 보며 난처한 것을 애써 감추려는 듯 말했다.


 “그녀는 회사의 직원입니다. 제가 집이 이 근처라 전달할 것 때문에 이곳으로 온 것입니다.” 마동은 말했다. 마동은 자신이 말해 놓고도 조금은 놀랐다. 이렇게 주저리주저리 이야기를 해 버리다니. 그런 자신의 분위기를 무마하기 위해서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새로운 커피에서는 더 이상 겨울에 잘못 나온 잡초의 맛은 없었다.


 “저의 경험상 대부분의 여성들이 이성을 기다릴 때 한 시간이 지나면 편안한 모습에서 벗어납니다. 한 자리에서 긴 시간 동안 지루해하지 않고 기다리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 여성분은 다르더군요.”


 “회사에서 남은 일거리를 저에게 전달해주려고 했어요.” 마동은 자신이 무슨 대답을 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는개가 나를 기다리면서 그런 마음이었구나, 나를 만나는 것을 그동안 얼마나 기다렸을까.


 그녀를 생각하니 마음속의 작은 마음이 또 한 번 움직였다. 마동은 카페 주인이 눈치 채지 못하게 손을 들어 가슴에 올렸다. 마동은 카페 주인에게 마음에 없는 대답을 했고 카페 주인과 이야기를 하면서 마음에 없는 말을 앞으로도 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들은 이런 남자의 행동을 모르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세련되고 아름다운 여성분께서 두 시간씩이나 기다리는데 그 모습이 자연스러웠습니다. 저 자신도 그런 모습의 여성을 저희 가게에서 목격했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라는 말에 마동은 할 수 없이 카페 주인의 의식을 읽었다. 그는 정말 말하는 것과 의식이 일치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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