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에세이
요즘의 저녁에 조깅을 하면 좋은 점 중에 하나는 제비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제비의 비행은 정말 경이롭다. 어떻게 저리도 빨리 날까. 하늘 위를 천천히 구경하듯 날아다니는 왜가리에 비해 정말 빠르다. 그래서 제비는 꼭 제트기에 비유되기도 한다. 조깅을 하다가 제비가 보이면 폰을 꺼내서 열심히 담아 보지만 이미 제비는 저만치 날아 가버리고 만다. 조깅을 하지 않고 카메라를 둘러메고 있다면 아마도 제비를 좀 더 정확하게 담을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https://brunch.co.kr/@drillmasteer/1897 [제비는 유월부터 나의 눈에 띄기 시작했다.]
이곳은 강변의 끝으로, 강과 바다가 만나는 곳이다. 그래서 강의 끝물과 바다의 시작이라 이곳에 사는 물고기도 다양하다. 다양한 물고기에 대해서는 나는 잘 모르지만 시에서 정해놓은 낚시터가 마련되어 있다. 그곳에서 낚시를 하면 되는데 대부분 아저씨들은 낚시를 하면서 소주도 마시고, 막걸리도 마시고. 맥주도 마신다. 그러다 보면 늘 그 주위가 더러워진다. 아무튼 요즘은 많이 나아졌다. 제비들은 이곳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제비는 물 위에서 마치 물수제비처럼 휘리리릭 날아가는 건 정말 예술이다. 제비를 찍으려고 보니까 강 저편에 아파트 단지가 있다. 이곳을 매일 지나가는데도 이곳에 저렇게 많은 아파트들이 있다는 걸 이제 알았다. 한동안 제비들의 비행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비가 오고 난 직후에는 이렇게 하늘이 열린다. 그러면 구름의 다양한 모습도 볼 수 있다. 하늘의 구름은 매일 다르다. 매일 같아 보이는 바다와 달리 하늘은 매일 다르다. 같은 구름이 나올 법도 한데 절대 같은 구름은 없다. 지구가 생긴 이래에 지금까지 그랬으니 구름도 대단하다. 이런 구름을 새털구름이라고 할까, 비가 물러가고 바로 하늘이 열리면 이렇게 파란 배경에 하얀 붓의 터치가 그림을 그린다.
밥 아저씨가 그리는 것보다 더 쉽다. 붓으로 그저 톡톡 터치를 하면 그릴 수 있다. 톡톡. 그리고 저 하늘에 제비가 날아다닌다. 조깅을 하다가 벤치에 누워서 찍었는데 이런 하늘을 보고 있으면 유년기가 떠오른다. 어린 시절에는 여름에 동네 뒷산에 올라가서 땀을 흘려가며 놀다가 누워서 하늘을 본 기억이 강하다.
여름의 하늘은 원래 대기층에 가스가 많이 껴서 부 얘 야하지만 요즘의 저녁 하늘은 너무나 맑아서 자주 쳐다보게 되고 사진으로 담게 된다. 여기 강에서 이런 다리가 꽤나 많아서 다리 밑으로 지나치면서 다리의 구조를 볼 수 있다. 다리의 구조를 좀 심도 있게 들여다보게 된 것은 십여 년 전에 했던 영화 ‘괴물’에서 한강의 다리를 보고 난 후였다.
이 날은 너무 더워서 벤치에서 팔 굽혀 펴기를 했는데 마스크를 뚫고 땀이 떨어졌다. 그런데 땀을 꼭 많이 흘린다고 해서 운동의 효과가 좋은 것은 아니다. 내가 나를 보면 그런 것 같고, 또 과학적으로도 그렇다고 한다. 요즘 같은 여름에 조깅을 하면 땀이 아무튼 엄청나게 흐른다. 그런데 그게 짜지 않다. 수분 쪽에 더 가깝다. 땀을 쏟아내고 난 다음에는 탄수화물을 먹어줘야 한다. 단백질 섭취가 제일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한다. 단백질은 사실 시시때때로 섭취를 하기 때문에 운동 후에 굳이 단백질을 찾아서 섭취를 할 필요가 없다.
땀을 쏟고 난 다음에는 탄수화물을 먹어줘야 하는데 거기에 맞게 다당류나 단당류, 과당 같은 것들도 자신의 몸에 맞게 섭취를 해야 한다. 조깅을 하고 난 직후 땀과 함께 사라져 버린 수분을 보충하기에는 미네랄이 좀 들어있는 스포츠음료를 통해서 채워줘야 한다.
폭염을 견디는 몸을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이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각자에게 맞는 운동을 매일 하면 된다. 매일 밥을 먹기 때문에 운동을 밥처럼 생각하면 된다. 가장 좋은 운동은 헬스장에서 개인 트레이닝을 받는 방법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그게 몸을 만들기를 바라는 사람에게도, 살을 빼기 위한 사람에게도, 어떤 부위를 근육으로 만들고 싶은 사람에게도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다. 돈과 시간을 들이기 때문에 자본주의 운동법이 가장 확실하다. 게다가 개인 트레이닝을 받으면 먹는 음식도 조절이 가능하니 계절의 변화에 맞는 몸으로 바꾸는데 아주 좋다.
하지만 자본주의적이기 때문에 돈이 들고 시간을 내야 한다. 그 시간이라는 게 거기까지 가는 시간을 말한다. 개인 트레이닝을 받지 않고 헬스장에서 운동해도 당연히 좋지만 그런 사람들 중에 일부는 또 운동하기 싫어서 결국 헬스장에 회비만 부어 주는 꼴이 나기도 한다.
조깅을 하다 보면 어떤 날은 사람들이 많이 나오는 날이 있다. 그런 날은 어김없이 시원한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다. 강변이라 벤치 곳곳에는 어머님들이 앉아서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고 있다. 그런 일상을 눈으로 담으며 조깅을 마치면 해가 달에게 하루를 반납한다. 우리는 또 하루의 소멸을 맞이한다. 하늘을 보면 붉은 노을이 하늘을 수놓는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으면 마치 세상의 절벽에 혼자 덩그러니 남겨져 서 있는 기분이 든다. 그렇다고 절벽 밑으로 굴러 떨어지고 싶지는 않다. 여름에 더우니까 사람들은 짜증이 난다. 하지만 여름에 춥다면 두려움에 무서울 것이다. 21년 7월의 마지막 주가 간다.
오늘도 내 마음대로 선곡.
포 넌 블론즈는 세 명의 여성과 한 명의 남성이 결성한 밴드로 유명한 노래는 '왓스 업'이다. 이 뮤직비디오도 10억 뷰를 찍었다. 밴드 이름이 왜 포 넌 블런즈인가 하면 네 명이 다 블론즈의 헤어 컬러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해서 그렇게 지었다. 블론즈는 금발을 나타내니까 네 명이 전부 금발이 아니다, 그러니까 멤버 전부가 여성이 아닌 밴드다, 뭐 이런 말이다.
보컬이자 리드인 린다 페리는 프로듀서로 더 유명할지도 모른다. 포 넌 블론즈의 이 노래가 너무 유명하니까 가수로만 생각하겠지만 자신의 아픔과 고난과 역경, 이런 것들을 풀어내서 만든 노래 '뷰티플'을 크리스티나 아길레라가 불러서 아길레라 역시 이 노래를 발판으로 스타의 길로 들어섰다. 아길레라의 노래를 잘 들어보면 어쩐지 린다 페리의 목소리 발성 같은 것이 닮아있다. 물론 내 생각이지만. 어떻든 포 넌 블런즈의 앨범은 한 장이지만 왓스 업을 들을 수 있어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