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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관 Aug 01. 2021

조깅을 하는데 팔뚝이 굵어진다

일상 에세이


매년 여름이면 조깅 후에 이 엘리베이터에서 이 포즈로 사진을 찍는다. 그래서 대충 어디가 변했는지 확인을 해본다. 나는 헬스장에는 한 번도 다녀 본 적이 없다. 물론 헬스클럽에서 제대로, 운동을 하고 싶다. 그리고 내가 일하는 건물에는 대형 헬스클럽이 있고 거기 트레이너들과도 잘 알고 지낸다. 그리하여 그들은 나만 보면 와서 운동하기를 바라고 있다. 나 역시 매일 하는 조깅 대신 위층으로 올라가 헬스클럽에서 얼굴을 일그러트려가며 운동을 하고 싶지만 아직은 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조깅을 포기할 수는 없다. 돌 다 같이 하면 되지 않느냐고 하는데 그 정도로 운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매일매일 낼 수는 없다. 어떻든 올해 지금까지는 2월의 하루와 4월의 며칠을 제외하고, 그러니까 올 상반기에는 6일 정도를 제외하고는 매일 조금씩 조깅을 했다.


굉장히 무더웠던 2018년도인가 그때는 이틀 빼고는 다 달렸다. 비가 오면 어떡하냐는 말을 하는데 비가 오면 우산을 들고 걷거나 다리 밑까지 가서 거기서 몸을 풀고 오면 된다. 비가 와도, 눈이 와도, 추위 때문에 절대 나가지 말라는 날도 조깅 코스에 나가면 의외로 달리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뭐 어떡하냐? 이게 문젠데? 이럴 때는 못 달릴 것 같은데?라고 걱정과 핑계가 먼저인 사람들은 달려보지 않은 사람들이며, 조깅을 해도 고작 일 년 정도, 일주일에 이삼일, 한 시간도 정도 시간을 내서 달린 사람들이다.


내 주위에도 2년 운동한 것을 자신의 인생에서 아주 길게 운동을 한 것으로 여기며 사람들에게 나는 2년 동안이나 운동을 해봐서 아는데, 같은 말을 한다. 2년 운동을 했다고 치자. 2년 동안 일주일에 주말을 제외하고 5일을 했다고 치자. 운동을 하러 가면 1시간 30분에서 2시간을 한다고 하는데, 5일 정도 운동을 하러 가서 옷 갈아입고 거울보고 휴대전화 들고 확인하면서 운동과 운동 사이의 시간이 10초 이상일 텐데, 그렇다면 2시간 꼬박 운동을 한 것도 아니다. 한 시간 정도 운동을 했다고 한다면, 일주일에 다섯 시간 운동을 한 샘이다. 한 달이면 서른 시간도 운동을 하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면 2년 동안 도대체 길게 운동을 했다는 건 몇 시간을 했다는 말일까.


후배가 서른몇 해 동안 살아오면서 2년 운동을 한 것은 정말 미미한 움직임일 뿐이다. 그러니까 머릿속에서 2년 동안 이라든가, 길게, 운동을 했다는 그 생각을 버려야 한다. 왜냐하면 2년 동안 운동을 하고 난 뒤 운동을 하지 않고 그저 금붕어처럼 생활한지도 오래되어버리니까 살도 더 찌고 컨디션도 늘 별로인 것이다. 일주일에 고작 이삼일 시간을 내서 두 시간씩 운동을 해서 많이 했다고 느끼지 말고 하루에 십오 분씩이라도 매일 비슷한 시간에 운동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조깅을 하면 좋은 점은 이렇게 무더운 폭염의 날에도 그렇게 더위를 많이 타지 않는다. 그건 늘 에어컨 속에서만 생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조깅을 하려면 어떻든 밖으로 나가야 하고 밖에는 당연하지만 에어컨이 없다. 자연의 바람을 맞으며 달릴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면 땀을 흘리고 땀이 식다 보면 자연의 바람이 시원하다.


그리고 조깅을 오랜 기간 하다 보면 자신만의 코스가 몇몇 생기게 된다. 오르막길을 코스에 넣을 때가 있고, 계단을 넣을 때가 있고, 동네 공원 운동하는 곳에서 근력 운동을 좀 하기도 한다. 보통 조깅을 하다가 그곳에 들러 이삼십 분 정도 몸을 푸는데 그것 역시 매일 조금씩 하다 보니 어깨 같은 곳에 근육이 붙어 버렸다.


헬스클럽에서 하는 것만큼 보기 좋지는 않지만 어떻든 매일 조금씩 하게 되면 몸은 그에 반응을 한다. 십 년 전에 비하면 그때는 몸이 좀 더 슬림했고 근육량이 많았는데 지금은 허리둘레도, 배도 그때보다는 좀 나왔다. 어차피 홀딱 벗고 돌아다니지 않으니까 옷을 입으면 그럴싸하게 보이면 그만이다. 십 년 전과 거의 변하지 않은 것이 어깨와 팔뚝인 것 같다.


조금씩, 매일 십 분씩이라도 아무 생각 말고 그저 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몸은 분명히 반응을 한다. 어떻든 작년에 비해서 더 나빠지지는 않았다. 작년에는 재작년과 비슷하게 유지를 했고 올해는 작년과 다를 바 없이 유지를 했다. 분명 언젠가는 달리지 못하는 날이 온다. 그전까지는 실컷 달리고 싶다. 그렇다고 해서 긴 거리를 쉬지 않고 달리지는 않는다. 그저 달리고 싶은 만큼 달리고 중간중간 힘들면 걷거나 쉬면서 주위의 풍경을 눈으로 담고 사진으로 간직한다.


여름에만 맡을 수 있는 냄새가 있다. 강변을 달리다 보면 강변 주위에 풀숲이 낮동안 뜨거운 태양 열을 받아서 나는 냄새가 있다. 여름에만, 폭염이 지속되는 날에만 맡을 수 있는 풀숲의 후끈한 냄새가 좋다. 여름의 별미는 아무래도 하늘이 타들어가는 붉은 노을이다. 붉은 노을이 가장 멋지게 보이는 곳을 코스에 집어넣은 후 해가 사라지기 직전 그곳까지 어떻든 달려가서 이 모습을 본다. 마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보는 것 같은 노을이다. 푸름과 붉음이 공존하고, 철거하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이 공존한다.


작년 이맘때 조깅에 관해서

https://brunch.co.kr/@drillmasteer/885


오늘도 내 마음대로 선곡.

배구가 너무 짜릿하고 감동적으로 이겼다. 그래서 오늘은 이 노래를.

https://youtu.be/Gmrh42foUsg


머틀리 크루의 홈 스윗 홈이다. 머틀리 크루는 아마 외계인이 지구에 왔다가 놀라서 도망가게 할 정도로 세기의 악동들이다. 약물중독으로 죽었다가 엠뷸런스에 실려가는 도중에 아드레날린을 엄청나게 맞고 기적적으로 살아나기도 했고, 아무튼 이 녀석들의 골 때리는 일대기를 그대로 영화로 옮긴 ‘더 더트’가 있다.


이 영화를 한 마디로 말하자면 위에서 말한 것처럼 지구에 쳐들어 온 외계인이 머틀리 크루의 개진상을 보고 그대로 돌아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온갖 사건 그 자체였던 머틀리 크루의 이야기다. 머틀리 크루의 음악은 해비 메틀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신나게 들을 수 있는 록 음악을 하는 밴드다. 싸구려 틱 한데 신나고 계속 듣다 보면 자꾸 듣게 되는 음악을 한다.


더 더트는 닐스트라우스라는 기자가 쓴  더 더트라는 책이 영화가 되었다. 이 닐스트라우스라는 사람 자체가 골 때리는데 이 골 때리는 글쟁이가 골 때리는 머틀리 크루를 인터뷰하고 조사하면서 쓴 골 때리는 책 더 더트가 골 때리는 영화로 나온 것이다.


머틀리 크루의 영화가 그들의 사건사고로 두 시간이라면 그들의 사건사고로 이틀을 이이기 할 수 있을 정도로 세계의 사고가 다 뭉쳐있는 밴드다. 8,90년대 도켄, 건센로즈, 본 조비 같은 밴드와 함께 세계를 들썩였던 밴드였다. 당시 록 밴드 대부분이 사건사고로 사람들을 심심하지 않게 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양아치 사건사고의 중심에 있던 그룹이다.


보컬의 빈스 닐, 기타의 믹 마스, 베이스의 니키 식스, 드럼의 토미 리, 네 명의 멤버로 이루어진 사고 밴드 머틀리 크루의 영화 더 더트가 나왔다. 머틀리 크루는 양아치 밴드의 대표를 표방하고 있어서 인지 남자들이 음악을 좋아했다. 고는 하지만 멤버들은 전 세계 여자들의 엄청난 관심을 받았다. 영화에는 안 나오지만 빈스 닐 때문에 죽어버린 포르노 여배우도 있었다.


맨날 술인데 빈스 닐의 집에서 술 파티를 한다. 그런데 술이 떨어지고 만다. 빈스 닐은 새로 뽑은 페라리를 몰고 술을 사러 멀리 가야 한다. 미국의 당시는 그랬다. 같이 동승한 사람이 핀란드 출신의 글램 록밴드 하노이락스의 드러머 라즐이 옆에 타고 같이 가는데 빈스 닐이 술에 절어서 밟을 대로 밟았다. 만취 상태에서 너무 밟다가 상대방의 차를 그대로 박고 말았다. 라즐은 그 자리에서 즉사. 엄청난 보석금으로 나온 빈스 닐이었지만 실제로 87년까지 법정 공방을 갔다. 이후에 전 세계가 좋아한 노래 머틀리 크루의 ‘홈 스위트 홈’을 발표하고 인기를 더 얻어 간다.


다음 베이스의 니키 식스의 이야기다. 니키 식스의 별명은 약국이다. 니키는 아마도 쳇 베이커만큼 약을 많이 했을 것이다. 나는 내 몸에 모든 화학실험을 다 했다고 할 정도로 약물 중독이었다. 그러다가 87년인가 헤로인에 손을 대면서 헤로인에 중독이 되었다. 매일 팔뚝에 찔렀다. 그러다 어느 날 파티를 하다가 약을 찌르고 그대로 죽어 버리고 만다. 그때 옆에 있던 사람이 건스 앤 로지스의 더프와 슬래쉬였다. 이들이 심장이 멎은 니키 때문에 911을 불렀다. 구급차에 실려서 가는데 이미 사망했다고 했다. 그때 911 대원 중 한 명이 니키의 엄청난 팬이었는데 아드레날린 주사를 심장에 한 방 콱 넣었는데 살아나지 않아서 한 방 더 팍 박았을 때 니키가 허억 하며 일어나는데 영화에 그대로 나온다. 이후 니키는 약을 끊고 제대로 된 생활을 했을까. 약으로 죽을 뻔한 놀란 가슴 약으로 달랬다.


쓰다 보니 본문보다 더 길어지네. 여하튼 지구 상에서 가장, 몹시, 아주, 최고로 골 때리는 그룹 머틀리 크루의 홈 스윗 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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