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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관 Feb 09. 2022

한 소년의 이야기

바닷가에서 4

이 녀석의 이름은 ‘자르갈사이항 바트-부제’이다.

이 녀석이 이렇게 신이 난 것은 바다를 태어나서 처음 봤기 때문이다. 이 녀석은 몽골에서 누나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서 왔다가 이 도시의 바다를 처음 봤다.


시원한 바람과 짠 내 섞인 바다 내음과 쏴아 거리는 잔잔한 파도가 말려오는 소리.

 모든   녀석에게는 신비로운 일이다. 우리에겐   아닌   녀석에게는 그저 기할 뿐이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누나는 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한국 남자에게 시집을 오게 되었다. 누나는 keane의 노래를 좋아하고 영어도 잘했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남편은 건물을 가지고 있는 부자였지만 대화가 잘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누나는 한국 남자와 몇 번 만나지도 않고 시집을 오는 거지만 부제 녀석에게는 그저 처음 보는 바다가 좋을 뿐이다.


녀석이 뭐라고 하기에 나는 누나에게 무슨 말이냐고 물었다. 부제는 알 수 없는 언어로 바다가 좋다고 나에게 말했다. 저 때가 9년 전인데, 잘 살라고 행복하라고 누나의 결혼식 사진도 찍어줬었는데 결혼 후 몇 년 뒤 남자와의 불화 때문에 지금은 이혼을 해서 따로 살고 있다.


누나가 한국인과 결혼만 하면 행복해질 줄 알았던 저 녀석 지금쯤 몽골에서 뭘 하면서 지낼까.

어엿한 청년이 되었고 세상을 조금 받아들였겠지.

세상이 꼭 신기하고 재미있는 일만 있지는 않다는 걸.



오늘의 선곡은 러시안레드의 i hate you but i love you https://youtu.be/L4eEVUK8Bw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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