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6.
그녀는 옷을 입고 집을 나섰다. 여름이 끝나가는 계절은 아름다웠다. 햇살은 따뜻했고 손지갑을 꼭 쥐고 굽어진 팔을 몸에 밀착하여 조심조심 걸어가면 되었다.
건강함이 흘러넘치고 사람들은 가을을 맞이하는 준비를 하며 곳곳에서 축제가 열리는 계절이었다. 이어폰을 꺼내서 귀에 꽂았다. 이어폰에서 음악 따위는 흘러나오지 않았다. 강아지는 코를 땅에 대고 킁킁거리며 요리조리 다니다가 뒷다리를 들어서 방뇨를 했고 곧이어 묽은 배설을 했다. 어디선가 주인이 뛰어와서 휴지로 배설물을 닦다가 강아지에게 뭐라 뭐라 했다.
그녀는 이런 광경을 보면서 이명을 참아가며 천천히 걸었다. 신호등이 없는 건널목 앞에서 그녀가 건널목을 건너려고 한 발을 내디뎠다. 우회전을 하는 차량이 경적을 심하게 울리며 핸들을 꺾고 있었다.
그녀는 이명밖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경적소리는 그녀의 달팽이관에서 와서 닿지 않았다. 인간의 시야각이 180도라 그 시야각에서 벗어난 차량은 그녀에게 보이지 않았다. 차는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고 그녀는 살짝 부딪혔지만 건널목에 꼬꾸라졌다.
검은 세단에서 목에 금을 두른 사내가 내려서 경적소리를 듣지 못했냐며 큰소리로 그녀를 몰아세웠다. 건널목을 건네는데 왜 음악을 크게 듣고 있느냐며 남자는 그녀에게 소리를 질렀다.
남자의 입모양을 보니 욕설이 튀어나오고 있었다. 그녀는 갑작스레 불어 닥친 상황을 해결할 능력을 상실했다. 넘어진 건널목에서 일어날 수도 없었다. 남자는 아주 천천히 와서 살짝 부딪혔는데 왜 그런 식으로 행동을 하냐며 더욱 거세게 그녀를 닦달했다.
그녀의 눈에 비친 남자는 성난 들개 같았고 그녀의 귀는 아무런 소리도 듣지 못했다. 눈물이 건널목의 노란 부분에 떨어졌다. 눈물을 흘리자 남자는 더욱 기가 막힌 표정을 지으며 그녀에게 달려들 때 나는 그 남자의 얼굴을 가격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