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오마주]
10.
“오케이, 좋아요. 동시에 습격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어요. 그리고 동시에 직원들에게 총을 겨누는 거예요. 그리고 한 곳에 그들을 모아둔 다음 빵을 쓸어오죠. 어때요?”
“빙고!”
[폴짝]
“차는 이곳에 두고 가는 거예요. 차를 빵집 가까이에 두면 차종을 보고 경찰에 신고할 테니까요. 그러면 우리는 바로 옷을 갈아입어야 해요. 전 내 다리를 펄렁한 바지로 가리고 싶은 생각은 아직 없어요. 알겠어요?”
“예설”
동시에 작은 그림자도 차렷 자세를 취했다. 그렇게 보였을 뿐이다. 그들은 준비를 하고 차에서 내렸다. 하늘에서는 뽀송한 눈이 빠르게 내렸다. 평소의 발이 낯선 눈길에 발자국을 냈다. 발자국이 남으면……. 까지 생각하고 더 이상 생각하기를 포기했다. 작은 그림자는 몸에 묻은 눈을 털어내느라 움직임이 많았다. 눈을 밟는 느낌은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그녀는 눈이 내리는 풍경 속에서도 돋보였다. 부츠가 눈길에 푹푹 빠지는 모습도, 빵집을 습격하러 가는 모습임에도 뒷모습은 아름다웠다. 그는 그녀의 뒤에서 걷다가 해야 할 일을 망각하고 도로에서 1미터 정도 벗어난 나무가 있는 인도에 가서 발자국을 내며 그만 눈 내리는 정취에 빠졌다. 그녀가 뒤돌아서 보는 바람에 다시 그녀의 뒤에 바짝 붙을 수 있었다.
“이런 눈은 처음이라구.”
빵 굽는 냄새가 진동을 하는 곳까지 가까워졌고 그녀는 공복감이 더욱 심해졌는지 발걸음을 더욱 재촉하기 시작했다.
거대한 트럭이 자리 잡은 곳까지 도착하자마자 그들은 서로를 바라본 후 오케이 사인을 던지듯 눈을 깜빡였다. 동시에 그녀와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마치 영화처럼.
그녀는 어둠 속, 유일하게 빛을 밝히고 있는 빵가게의 문을 열며 총을 겨누었다. 아주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작은 그림자와 그도 따라 들어가 빵가게 종업원들에게 총을 겨누었다. 빵가게의 홀에 있는 종업원은 두 명이었다. 서른 살쯤의 백인 여자 한 명과 이십 대 중반의 멕시칸 남자 한 명이었다. 그는 그 두 명을 구석으로 몰았고 작은 그림자도 덩달아 그의 뒤에 바짝 붙어있었다. 그동안 그녀는 빵 가게 안을 살폈다. 마침 카운터 뒤로 보이는 문이 열리며 열여덟 살 정도로 보이는 또 다른 멕시칸 남자아이가 나왔다. 빵을 굽다가 나오는 듯 밀가루 반죽이 잔뜩 묻은 손을 털다가 그와 눈이 마주치자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백인 여자 앞으로 바싹 붙었다. 그렇게 그가 겨눈 총 아래 세 명의 사람들을 간단히 모아 놓을 수 있었고 그녀는 빵을 담으려 했다.
“빵을 담아 옮길만한 아주 큰 박스가 있나요? 그리고 박스를 차까지 쉽게 옮길 수 있는 롤러 같은 것도 필요하구요.”
“트럭에 큰 박스들이 많고 롤러도 있으니 가져다 쓰고 우리는 빨리 풀어주면 안 될까요?”라며 스페인어의 악센트가 가득한 영어를 구사하는 이십 대 중반 멕시칸 남자는 그녀의 질문에 질문으로 대답했다.
“우리들이 원하는 양의 빵을 모두 싣고 그때까지 당신들이 아무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면 무사히 풀어주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결말은 장담 못하겠어”라고 그가 말했다.
발음은 엉망이지만 꽤 유창한 영어로 거침없이 말하는 그를 보며 그녀는 잠시 그를 바라보았다. 그가 영어를 하는 모습을 거의 본 적이 없는 그녀였다. 그가 어째서 저렇게 영어를 잘하게 되었지?라고 생각하는 찰나, 이 대사만 열심히 외웠지,라고 그가 말했다. 당신은 정말,라는 눈빛으로 재빨리 트럭으로 달려가 박스 세 개와 롤러를 갖고 들어왔다.
“어떡하죠? 무슨 빵을 먼저 담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