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워 먹었다
이렇게 판다. 그냥 구워 먹기만 하면 된다. 소고기에 밴 양념도 맛있어서 뭘 더 넣거나 하지 않아도 된다. 나의 입에는 양념이 좀 짜기에 한 번은 버섯을 잔뜩 넣어서 구워 먹었다. 그래도 좀 짜다 싶으면 밥을 잔뜩 먹으면 된다. 이걸 꽉 눌러서 불판에서 직화로 구워서 먹는다면 언양불고기식이 될까.
소고기는 꼭 소고기가 어울리는 음식이 있다. 나에게는 미역국이 그렇다. 미역국에는 담치가 들어가는 미역국도 있고, 가자미가 들어가는 미역국, 성게알이 들어가는 미역국도 있지만 내 입맛에는 소고기가 잔뜩 들어간 미역국이 최고다.
또, 소고기 뭇국이 그렇다. 잔치나 장례식장에서 먹는 소고기 뭇국도 아주 맛있다. 촌이나 시골의 5일장에 가면 소고기 뭇국을 파는데 정말이지 너무 맛있다. 이상하지만 장터에서 먹는 소고기뭇국은 왜 그렇게 맛있나 몰라. 밥을 말아서 후루룩 먹으면 추운 날에도 몸이 뜨겁게 데워진다. 장날에 먹는 소고기 뭇국은 먹고 있어도 옆에서 어르신들이 막걸리와 함께 맛있게 드시고 있으면 남의 것이 더 맛있어 보이기도 한다.
소고기는 버섯과도 잘 어울려 만약 송이를 굽는다면 소고기와 찰떡 궁합니다. 나는 송이는 구워 먹기보다 생으로 그냥 아작아작 먹는 게 좋지만.
요즘 한우가격의 폭락으로 소를 키우는 농민들이 울상이다. 시름이 하루하루 깊어진다고 한다. 소비자는 예전처럼 비싸게 한우를 먹는데 도매가격이 엄청 떨어졌다고 한다. 그래서 정부에서는, 농식품장관은 내년까지 암소 14만 마리를 죽여서 한우가격을 안정화하겠다고 했다. 소고기를 먹으면서 나는 생각했다. 뭔가 문제가 터지면 그 원인이 있을 텐데 그걸 찾아서 해결하려고 하기보다 일단 눈에 보이는 것을 치워버린다.
우주경제 개척자 간담회 자리에 윤하를 불렀다. 이유는 노래 제목에 우주에 관한 제목이 많아서였다고 한다. 사건의 지평선이 블랙홀의 한 부분이지만 노래 내용은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정부에서 일하시는 고위 공직자분들이 노래는 전혀 듣지도 않고 노래가 무슨 이야기인지도 모르고 윤하를 일단 부른 것 같다.
오늘 조깅을 하고 돌아오는데 마카롱 가게 앞에서 한 무리의 여자들이 오다가 그중 한 명이 “여기 잠깐만 사고”라며 마카롱 가게로 들어갔다. 친구들은 아무렇지 않게 마카롱을 사러 들어간 친구를 기다렸다. 여기 잠깐만 사고,라는 말은 어떻게 봐도 이상한 말이다. 그 말은 ‘여기 마카롱 가게 앞에서 잠깐만 기다리고 있어, 나 마카롱 좀 사 올게’라는 말이다. 일반인이기에, 그리고 친구들은 그녀의 말을 다 알아듣기에 이상하지만 사용해도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요즘은 통수권자가 이렇게 문맥이 이상한 말을 한다. 본인도 그걸 알고 있는지 출근하면서 기자들을 만나는 자리를 이제 없애 버렸다. 윤하가 참석한 자리에서 통수권자는 자신의 상태를 나타내는 말로 시작하는데 끝맺음은 이상하게 끝났다. 문장이 길면 이해하겠지만 한두 줄짜리 문장인데도 오류다.
정치인 이야기하는 김에 요즘은 정치인들이 티브이 어떤 예능인들보다 웃겨서 보는 재미가 있다. 요즘 안철수 눈썹은 도대체 어디까지 올라갈 셈일까. 앵그리버드의 인간화를 보는 것만 같다. 눈썹은 무서운 것이 없을 정도로 올라가는데 몇 주 동안 찍 소리 한 번 못하고 지질한 모습만 보여서 딱해 보이기까지 한다. 저러다가 대선은커녕 당대표는 물론이고 사람들이 정치인으로 보지 않을지도 모른다. 안철수는 예전부터 카페오레 같다는 생각을 했다. 카페오레는 고급지고 맛있는 음료지만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다. 존재감이 없는 것이다.
이번 당대표 토론을 보니 창과 방패가 붙는 모습도 재미있었다. 한 명은 공안 검사출신으로 창이 되어 찌르고, 한 명은 판사 출신으로 방패가 되어 막는다. 둘 다 법이라는 테두리를 잘 알아서 창은 ‘만약 거짓이 있다면’으로 공격을 하니, 방패는 ‘만약 나에게 불법이 있다면’으로 막아냈다. 거짓과 불법은 차이가 크다. 그 차이를 두 사람은 잘 알고 있기에 시간이 많이 지난 후에 증거가 될 만한 말을 가려서 공격과 방어를 한다. 껌뻑껌뻑이는 가가멜을 닮은 주자의 땅 사건은 내가 사는 도시의 일이라 그때에도 지역에서는 떠들썩했지만 뭐 하나 밝히지 못하고 그냥저냥 넘어갔다.
스머프의 가가멜은 실은 너무나 똑똑한 과학자였다. 스머프를 잡기 위해 스머패트를 만든 사람이 바로 가가멜이다. 스머패트는 복제스머프다. 가가멜은 물리보다 화학에 천재성을 보였던 과학자였다. 남자들만 있는 스머프들을 몽땅 잡기 위해 스머패트를 이용해서 유혹하려고 했다. 하지만 파파스머트 덕분에 스머패트는 스머프의 편이 된다. 전부 남자인 스머프 마을에 스머패트 혼자?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세트라는 꼬마숙녀 스머프도 있었다. 오랜만에 짭조름한 소고기를 구워 먹다 보니 별 생각을 다.
오늘의 선곡은 함중아와 양키스의 데뷔곡 안갯속의 두 그림자 https://youtu.be/jPMSw-9pXS8 너무 좋아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