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19.
처제는 소파에 앉아서 열심히 블로그를 작성 중이었다. 나는 그 옆에 앉았다. 옆에서 블로그에 작성 중인 글을 들여다보았다. 나는 처제에게 간섭할 마음은 없었지만 이렇게 뉴스에 나오지 않는 사실까지 블로그에 올리면 신변에 문제가 생길지도 모른다고 했다.
처제는 당연하지만 나의 말 같은 건 듣지 않았다. 나를 한 번 쓱 쳐다보더니 이 문장에 접속사에 대해서 물어보고는 다시 글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노트북의 또 다른 창을 열어서 나에게 보여주었다. 거기에는 다른 사람의 블로그에 적힌 글이 있었다. 글은 이 마을에서 일어나는 고양이들의 일에 대해서 아주 자세하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단지, 부풀이거나 확대된 이야기가 많았다. 없는 말들을 더 붙이거나 살을 덧댔다. 덕분에 사람들의 관심은 더 올라갔고 조회 수는 엄청났다.
처제에게 이런 거짓말로 사실을 왜곡하는 블로그의 주인은 오히려 괜찮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처제는 내가 하는 말을 잘 못 알아 들었다. 거짓이 100 퍼센트면 정부에서도 그냥 가만히 놔두지만 사실 사이에 거짓이 섞여 있게 되면 말이 달라진다. 처제는 아직 그 사실을 잘 모르고 있었다.
처제는 언니를 닮아서 미인이지만 언니의 성격과는 달랐다. 처제는 왈가닥이며 성격이 급했다. 급한 성격은 오히려 나와 비슷하게 닮았다. 셋이 같이 밥을 먹으면 처제와 나는 빨리 먹어 치운다. 그에 비해 아내는 천천히 먹는다. 빨리 먹어 버리는 우리를 보며 아내는 음식을 먹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기도 했다. 그랬던 아내가 마라탕에 밥을 말아 후루룩 먹었다. 나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처제는 처제답지 않게 몇 시간을 꼼짝 않고 블로그에 글을 작성해서 올렸다. 처제의 글은 아내에 비한다면 건조했다. 하지만 사진과 함께 글이 올라가니 전달력은 더 있었다. 처제는 작성한 블로그 창을 그대로 두고 주방으로 갔다. 나는 처제가 작성한 글을 천천히 읽었다. 거기에는 고양이들이 뱉어 놓은 가시에 대한 글이 있었다.
[가시는 우리 몸을 이루는 중요한 물질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체는 가시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가시들의 연결이 가져올 평화와 안정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라고 되어 있었다. 처제는 사실대로 서술하다가 어째서 이렇게 추상적인 글로 마무리를 한 것일까.
나는 노트북을 들고 처제에게로 갔다. 처제는 배고프다며 주방으로 갔지만 아무것도 먹지 않고 있었다. 주방은 디귿자 주방으로 돌아서면 벽면에 붙박이로 싱크대가 또 있었다. 처제는 어쩐 일인지 빈 그릇을 싱크대 위에 두고 그 앞에 서 있었다. 양손을 싱크대 위에 올려서 마치 밥그릇을 뚫어 버리겠다는 듯 쳐다보고 있었다. 일순 서서 기절한 거처럼 보였다. 나는 처제의 어깨를 흔들었다.
“이 이봐, 처제?”
그러자 처제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빈 그릇을 들고 뒤의 싱크대 설거지하는 곳에 두었다.
“처제? 괜찮아? 배고프다면서 왜 아무것도 안 먹었어?”라고 물었다. 처제는 방금 배부르게 먹었다고 했다. 나는 저기 빈 그릇은 뭐냐고 물었다.
“지금 다이어트 중이라 그래요.”
“뭐? 다이어트?”
처제의 몸은 누가 봐도 다이어트가 필요 없는 몸이었다.
“정신요법이라고 있어요. 형부는 그거 알아요?”
“뭘 말이야?”
“정신요법 말이에요. 지금의 나는 여기에 있지만 정신적으로 나를 분리시켜서 나를 다른 곳, 즉 맛있는 음식점으로 가는 거예요. 그리고 그곳에서 배부르게 음식을 먹는 거예요.”
“그게 뭐야? 그럼 배가 불러?”
“배가 부르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배가 고프지 않은 것을 생각하지 않으면 되는 거예요.”
뭐지? 도대체? 그게 정신요법인가. 그런 정신요법으로 대처하다가 일찍 죽은 사람도 어쩌면 이소룡일지 모른다. 정신요법과 물을 너무 마셔서 죽었다. 몸에는 적당한 나트륨이 내내 들어 있어야 한다.
“그나저나 이 문장은 무슨 말이지?”
처제는 내가 내민 블로그의 글을 보더니 이렇게 끝맺음을 해야 조회 수가 많이 나온다고 했다. 이 가시에 관한 이야기는 어디에서 봤냐고 물었다.
“기억은 잘 안 나지만, 넙치에 나오지 않아요?”
“넙치? 넙치라니? 무슨 넙치? 넙치의 가시 말이야?”
나는 처제에게 집요하게 물었다.
“아니요, 귄터 그라스의 소설 말이에요. 오래전에 어딘가에서 읽었어요.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지만 말이에요. 형부는 잘 알지 않아요?”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