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20.
딩 동 딩 동.
경찰들이 왔다. 방역 복을 입은 사람들과 함께 왔다. 그들은 우리에게 별일 없냐며 확인 차 방문을 했다. 고양이들이 이 빌라 주위에 더 많이 몰려 있으니 각별히 감염이나 바이러스에 주의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방역 복을 입은 사람 중에 한 명이 우리에게 소독약과 손 소독제를 주고 갔다. 내가 사는 빌라에는 대략 서른 가구가 산다. 이 마을에서는 꽤 비싼 집에 속했다. 빌라의 규모도 컸다. 고양이들이 아무리 늘어나도 이 집으로 들어오는 건 불가능하다. 빌라를 지을 때 벌레도 집으로 들어올 수 없도록 설계되었다. 도둑질을 하기에도 불가능하며 외부인이 무기를 들고 와도 들어올 수 없도록 지어졌다.
처제가 언니는 도대체 어디에 있냐고 물었다. 나는 처제에게 언니에 대해서 설명을 하려고 했지만 어려웠다. 언니가 나를 떠나려고 다른 남자를 만나려고 그런다고 의심 적인 말을 하기가 싫었다. 일단 언니에게 연락을 해보라고 했다. 아내는 지금 이 집에는 없고, 취재차 간 타 지역에도 없다. 그리고 연락이 되지 않았다. 처제는 알겠다며 식료품을 사 오겠다며 마스크를 쓰고 나갔다. 나가면서 형부의 연락을 안 받는 것이라면 나가서 자신이 연락을 해보겠다고 했다.
처제는 내가 하지도 않은 이야기를 어떻게 알고 저렇게 말을 했던 것일까. 짐작을 하고 말을 했던 것일까. 처제는 밖에 나가서 언니에게 연락을 하겠다는 말을 나에게 했다. 처제는 뭔가를 알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처제는 왜 우리 집에 머무는 걸까.
그나저나 아내는 어디에 갔을까. 아내는 어쩌면, 어쩌면, 까지 생각하다가 다정한 소리가 또 들렸다. 본능적으로 이데아가 나를 찾고 있고, 나를 부른다는 걸 알았다. 이번에는 소리가 더 깊어졌다. 나는 상자가 있는 방으로 갔다. 상자에서 빛이 새어 나왔다. 새벽 호수에서 물안개가 피어오르듯 빛이 상자의 틈에서 흘렀다. 상자를 열었다. 이데아는 조금 더 아기의 형태로 변해있었다. 머리에는 잔잔한 털까지 나 있었다. 어제의 그 머리카락일 것이다. 머리카락이 이데아의 머리로 파고 들어가 분산되어 얇고 잔잔한 머리카락이 된 것이다. 마치 신의 아기를 안고 있는 기분이었다. 얼굴 부분에 아직 눈 코 입은 없지만 마치 나를 지긋이 바라보는 것 같았다.
형부! 형부!
처제가 집으로 와서 나를 불렀다. 나는 좀 더 이데아를 안고 이 신비로움을 만끽하고 싶었는데 할 수 없이 내려갔다. 처제는 편의점에서 마라탕 컵라면을 잔뜩 사 왔다. 왜 전부 마라탕일까. 처제는 나에게 같이 갈 곳이 있다고 했다. 나는 이 집을 나갈 수 없다. 아내를 기다려야 하고, 이데아를 두고 나갈 수가 없었다. 처제에게 이데아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는 없다. 누구에게도 할 수 없는 이야기다. 그러나 아내가 돌아온다면 아내에게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처제, 나는 이 집에서 언니를 기다려야 해.” 나는 말했다. 처제는 창밖을 이리저리 보더니 커튼을 쳤다.
“왜 그래?”
“형부, 저기 봐요. 이상한 사람들이 있어요.”
이상한 사람들? 경찰들과 질병관리청에서 파견된 사람들이 깔려 있는데 이상한 사람들이 다닐 리가 없다. 처제는 밖에 나갔다가 여러 명의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가만히 서서 자신을 지켜보고 있었다고 했다. 사람들은 대략 10명 정도 된다. 그리고 눈치채지 못하는 거운데 조금씩 처제 쪽으로 다가왔다고 했다. 밖은 분명히 밝은데 그들은 나무 밑이나 건물의 그림자가 있는 곳에 있어서 인지 그들의 얼굴의 윤곽이나 눈 코 입 같은 것들은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계속]